언어능력이 뒤떨어지는 장애인을 성폭행한 피의자를 경찰이 `진술녹화를 적극 활용해 구속했다.
10월 28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강서경찰서는 정신지체 언어장애 2급인 박모(21)씨를 올 5월부터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박씨의 집이나 인근 낚시터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이모(60무직)씨를 이날 구속했다.

이씨는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박씨가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 불능 상태라는 것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두 차례 모두 영장이 기각되고 말았다.
최근 법원의 판결이 엄격해지면서 장애인이라도 항거 불능 상태였음을 충분히 입증해야만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를 일절 구사하지 못하고 다만 고개를 끄덕이거나 흔들어 의사를 표시하는 박씨를 출두시키기가 쉽지 않았던 경찰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진술녹화를 적극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진술녹화는 경찰이나 심리전문가가 피해자를 상대로 면담하는 장면을 녹화, 증거로 제출하는 것.
박씨의 진술녹화에서는 박씨와 경찰이 손짓이나 몸짓으로 의사 소통하는 장면, 박씨가 해부학 인형을 통해 성폭력 상황을 재연하는 장면 등을 모두 CD에 담아 검찰에 제출했다.

결국 판사의 실질심사 후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됐고 이씨의 혐의는 재판정에서 그 진위가 가려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진술녹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장애인 및 아동성폭행범을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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