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조제도와 사회복지서비스제도의 분화가 진전되지 않고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부조중심의 구도 속에서, 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겪으며 공공부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사회복지 수요가 폭증, 사회복지서비스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는 한국사회복지학회,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한국지역사회복지학회 공동주최의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통합'을 주제로 한 사회복지정책 대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통합서비스 관점에서 본 한국 사회복지서비스의 제도적 특징'을 주제로 발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혜규 책임연구원은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부조제도가 우리사회의 잠재된 복지서비스 욕구에 대응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는 전달체계의 개선을 위해 사회복지사무소의 설치와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운영을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편의 주요 정책방안으로 제시, 시범사업으로 진행해왔다"면서 "그러나 안정적으로 정착해 운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과 업무 작동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간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8개월간의 시범사무소는 전박적으로 기획, 발굴, 상담, 조사에는 강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관리, 지원, 연계·협력 등 성과 측면의 변화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검토하고 지역사회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 나름의 적절한 모형을 만들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서회복지서비스의 활성화, 체계화는 다양한 변수가 내재된 지난한 작업"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70년대부터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정비와 확충을 병행해온 선진복지국가들과는 달리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미진했기 때문에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사회복지 전달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인프라 구축 취약 △사회복지예산 편성시 선별주의적 저소득 취약계층 보호 정책 △사회복지 수요 폭증에 따른 전문적 공공, 민간 인력,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시설 부족, 업무 부담 증가 등을 제시하며 △사회복지의 지방분권, 지역사회 복지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정비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주체의 역량 강화 △조직별 업무 환경 개선 등을 제안했다.

서울대 이봉주 교수(사회복지학)는 지금까지의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들의 제한점과 최근의 급변하는 복지환경 변화에 주목해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수요자 중심적인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모델과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통합적 서비스 전달의 전략에 대해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사례관리체계를 통한 서비스 연결과 조정 기능의 강화"를 제시하고 "기존의 행정적 전략을 보완하는 사례중심의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방안으로 개인별, 가족별로 개별화된 사례 욕구의 사정과 서비스의 시행, 사례추적과 모니터링을 통한 통합적 사례관리 체계의 구축"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지역복지네트워크센터를 지역사회복지관의 부설기관으로 설립해 서비스 조정자를 통한 지역사회 서비스 개발과 중개의 역할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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