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육시설연합회(이하 한보련)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보육정보'에 보육노동자의 계약직화등을 유도하는 근로계약서 양식이 실려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보육노동조합(이하 보육노조)은 "보육정보에 실린 근로계약서 양식은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악의적으로 저하시키는 문제적 내용"이라며 항의방문을 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지난 5월 한보련은 월간지 '보육정보'를 통해 보육노동자의 계약직화 유도, 포괄임금제 실시, 과도한 징계범위와 처벌 등을 적은 근로계약서 양식을 배포했다.

보육노조가 지적하는 사항은 노동자 4인 이하 사업장과 5인 이상 사업장을 나누어 근로계약서를 따로 작성하고, 4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노동자의 최저조건인 근로기준법조차 일부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한 점이다.

보육노조는 "실제 보육현장은 2만5천여 개의 어린이집이 존재하고 사용자 대 노동자 비율이 평균 1 : 4로, 대부분 4인 이하 영세사업장"이며 "또한 민간시설의 경우 계약직을 채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눈에 띄게 박스로 처리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여과 없이 받아들일 경우 현재 민간보육시설이 전체의 90%가 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보육노동자의 계약직 채용이 보편화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육노동자의 경우 1일 평균 노동시간이 10.5시간인 상태에서 임금조항에 초과근무수당까지 포함한 월정액 지급을 명시하고 있어 포괄임금제 도입이 저임금, 장시간노동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보육노조에 따르면 근로계약서에는 그밖에도 노동자가 임의로 퇴직할 경우 '손해 배상'한다는 불법적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 조항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육노조는 "한보련은 전국의 어린이집 원장들이 모여 있는 사용자 단체"라며 "이번 양식 배포는 보육현장에서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 저하에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노했다.

보육노조는 이번 근로계약서양식 발표와 관련 23일 한보련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며, 배포된 근로계약서양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적절한 조치에 대해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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