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여가부)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만19세 이상 남녀 9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사진제공=여가부)

이혼이나 별거, 동거 종료 등 이별을 겪은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성년자를 양육하는 사람 중에서 11.7%는 지난 1년 사이 아동을 학대했다고 응답했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만19세 이상 남녀 9062명(여성 5975명·남성 30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법률혼 또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만 산출했다.

조사에서 전체 대상자 중 최근 1년간 신체적, 성적, 경제적, 정서적 폭력 중 하나라도 경험한 피해자의 비율은 7.6%(여성 9.4%·남성 5.8%)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9년 결과(8.8%)보다 1.1%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여성의 경우 정서적 폭력 6.6%, 성적 폭력 3.7%, 신체적 폭력 1.3%, 경제적 폭력 0.7% 순으로 피해 경험(중복 응답 포함)이 있었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은 정서적 폭력이 4.7%, 신체적 폭력 1.0%, 성적 폭력 0.8%, 경제적 폭력 0.2% 순이었다.

폭력이 처음 발생한 시기로 여성(37.4%)과 남성(57.3%) 모두 '결혼·동거 후 5년' 이후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결혼· 동거 후 1년 이상 5년 미만'이라는 응답자 중 여성은 36.0%, 남성 24.7%였다.

폭력 발생 당시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53.3%로 이는 직전 조사 결과(45.6%)보다 증가했다. 당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1순위가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25.6%)였다.

이혼이나 별거, 동거 종료 등 이별을 경험한 이들은 577명 이었으며 절반 이상(50.8%)이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는 혼인 또는 동거 중 폭력 피해 경험을 입었다고 한 사람(14.3%)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또한 10명 중 1명은 이별 후 스토킹 피해(9.3%)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직전 조사 결과(20.1%)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 1년 사이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를 양육하는 응답자 2086명 중 11.7%가 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9년 조사 결과(27.6%)보다 감소한 수치다. 또한 폭력 피해자와 함께 사는 아동 4명 중 1명(24.2%)은 가정 내 폭력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파트너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1996명 중 아동 폭력 가해 경험(25.7%)은 피해 경험이 없는 경우(10.5%)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됐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사람은 무려 79.5%로,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 측면에서 인식 개선 필요성이 확인됐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지원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가정폭력·스토킹 예방 캠페인 홍보를 통해 피해자 지원 기관의 인지도를 높이고 기존 스토킹 피해자에게 지원하고 있는 임대주택 등 주거지원을 교제폭력 피해자까지 확대해 폭력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아동학대 전문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추가 지원 정책도 발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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