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 업무가 문화관광부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관시기와 절차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당분간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0월 25일 열린 장애인체육진흥을 위한 공청회도 장애인체육의 문광부 이관은 대세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한국체육대학교 한민규 교수는 문광부의 이관을 반대하지 않지만 정부부처 업무 이관이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므로 법이나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며 법과 제도 등의 안전장치 없는 문광부로의 성급한 이관은 장애인체육발전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실망만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장애인체육의 발전을 문광부의 역할로만 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장애인체육 전담부서 신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체육예산 확충, 관련법과 제도의 정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문정 선임연구원은 복지부가 장애인체육 업무 이관에 대한 입장만 분명히 했어도 오늘 공청회는 없었을 것이라며 장애인단체와 복지부와의 논의를 통해 복지부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있으면 문광부는 거기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장애인체육에서 복지관련 사업을 제외한 순수 체육부분 업무를 가져올 것을 추진 중이고 장애인체육진흥법 제정과 한국장애인올림픽위원회 설립 등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대 최승권 교수는 장애인체육 문광부 이관여부에 대해 물었을 때 문광부 관계자는 우리의 업무가 아니다라고 답하고 복지부 관계자는 자신의 업무를 뺏기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답했었다며 이는 현재의 상황을 극명히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지금까지 장애인체육을 맡아 온 복지부는 장애인 생활체육이 어떤지, 장애인경기단체의 존재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며 문광부로 이관될 경우 적어도 생활체육이나 경기단체 등 일반 체육전문가들에 의해 다양한 지원이나 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관광부 산하단체인 국민생활체육협의회 김부열 기획조정실장은 열악한 장애인체육이 문광부로 이관될시 장애인 생활체육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한체육회 박필순 기획조정실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최원현 기획부장은 시드니장애인올림픽때 3억5천만원의 정부지원을 받아 종합9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아테네장애인올림픽에서는 15억을 지원 받고도 종합 16위에 그쳤다며 장애인체육은 예산지원뿐 아니라 체육인을 육성하는 전문적인 지원과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선수협의회 봉덕환 정책위원은 대부분 문광부로의 이전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것 같지만 장애인스포츠에서 스포츠가 아닌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는 장애인이 아닌 체육인으로 대접받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손복목 사무총장은 복지부가 장애인체육을 담당하지 않았다면 더 큰 발전이 있었을 것이라며 먼저 문광부로의 이관을 원칙으로 두고 관련법을 마련하는 등 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복지부 한 고위관계자는 장애인체육 문광부 이관에 대한 강한 요구와 장애인체육인들의 불만 등 공청회의 분위기에 대해 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하고 곧 복지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인체육진흥법제정추진연대는 10월 22일부터 27일까지 장애인체육의 문화관광부 이관을 주장하며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서 단식투쟁을 벌인바 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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