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데 최근 이성보다 동성 간 접촉으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에 걸리는 사례가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약을 맞으며 공동으로 주사기를 돌려쓰며 함께 HIV에 걸리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어 보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HIV/AIDS가 처음 보고된 1985년부터 2022년 말까지 신고된 누적 내국인 HIV 감염인(사망자 포함)은 1만9천1명이다.

성별로는 남자 1만7782명(93.6%), 여자 1219명(6.4%)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사망자를 빼고 2022년 말 기준 생존해 있는 내국인 HIV 감염인은 1만5880명으로 남자 1만4882명(93.7%), 여자 998명(6.3%)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봤을 때 ▲ 30∼34세가 2356명(14.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 45∼49세 1940명(12.2%) ▲ 35∼39세 1807명(11.4%) ▲ 50∼54세 1738명(10.9%) 순으로 나타났다.

HIV에 걸린 내국인 중에서 역학조사에 응한 감염인을 기준으로 연도별(1985∼2022년) 내국인 HIV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대부분 성 접촉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5년부터 2018년까지만 해도 동성 간보다는 이성간 성 접촉으로 HIV에 걸린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2019년부터는 동성 간 성 접촉 감염이 이성간 성 접촉 감염을 추월했다.

실제 2022년의 경우 신규 내국인 HIV 감염인(825명) 중에서 본인 답변을 기반으로 감염경로를 조사한 결과. 577명(99.1%)이 성접촉으로 감염됐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서 동성 간 성 접촉이 348명(59.8%)으로 이성간 성 접촉 229명(39.3%)보다 많았다.

수혈이나 혈액제제로 인한 감염사례는 2005년까지는 드물지 않게 발생했지만, 2006년 이후부터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 마약이 사회 전반에 침투하며 과거와 달리 마약 주사 공동사용에 의한 감염사례가 2019년 2건, 2020년 2건, 2021년 1건, 2022년 5건 등으로 4년 연속 끊이지 않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치료제 개발로 에이즈는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만성 감염질환이 되었지만, 에이즈를 퇴치하려면 일상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성 접촉을 피하고, 감염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검사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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