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들, 정보접근권 보장 집단진정

사회적으로 정보접근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서점에서 책도 읽고 싶다”며 지난 9일 인권위에 집단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날 접수된 진정서는 총 30건으로 정보접근, 방송, 대중교통이용, 문화향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차별경험들이 진정됐다.

안세준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장은 “2월 초 관람한 세종이야기 전시에서 오디오를 통해 세종대왕의 업적을 설명했지만 청각장애인이라 들을 수 없었다”며 “서울시는 FM보청기, 한글자막, 수화통역인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또 주부 함모씨는 “‘식객’이라는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으나, 한글자막이 없어 영상만 볼까 하다가 화가 나서 진정한다"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지 못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영화사를 차별진정인으로 제소한다'고 밝혔다.

18세 시각장애학생의 부모인 이모씨는 “아이와 도서관에 갔지만 점자책이나 음성지원이 없어 그냥 돌아와야 했다”며 “현재 도서관에는 점자책이나 음성지원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각장애인 박모(21)씨도 “버스를 타면 역이름을 알리는 전광판이 없어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몰라 쩔쩔매다가 정거장을 지나치거나 더 일찍 내려서 걸어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이날 ‘시.청각장애인 정보접근, 의사소통 차별 집단진정 및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연대는“문화관광체육부는 저작권 및 사적재산권을 주장하는 영상사업자들의 편을 들면서 시․청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 보장이라는 국가적 책임은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11월 정부가 제출한 장차법 개정안은 제 21조 5항을“영상사업자 등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영상물 등을 제공키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는 임의규정으로 남겨두고 있다.

반면 박은수 의원안(2008.12), 정하균 의원안(2009.1)은“영상사업자 등은 자막, 수화통역, 화면해설 등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진연대는 “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이 실효성 있는 보장을 위해서 입법활동을 하는 국회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문대비표>

현행

정부안

박은수의원안

정하균의원안

제21조 (1,2항 생략)

③「방송법」에 따라 방송물을 송출하는 방송사업자 등은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제작물 또는 서비스를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자막, 수화, 점자 및 점자 변환, 보청기기, 큰 문자, 화면읽기·해설·확대프로그램, 인쇄물음성변환출력기, 음성서비스, 전화 등 통신 중계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④제1항에 따른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여야 하는 행위자 등의 단계적 범위 및 필요한 수단의 구체적인 내용과 제2항에 따른 필요한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 및 범위와 그 이행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방송법」 제2조제3호에 따른 방송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제작물 또는 서비스를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수화통역, 폐쇄 자막, 화면 해설 등 장애인 시청 편의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④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만 해당한다)는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설비를 이용한 중계서비스(영상통화서비스, 문자서비스 또는 그 밖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중계서비스를 포함한다)를 확보하여 제공하여야 한다.

⑤ 다음 각 호의 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출판물(전자출판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또는 영상물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1. 출판물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사업자

2. 영화, 비디오물 등 영상물의 제작업자 및 배급업자

③「방송법」제2조제3호에 따른 방송사업자와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제2조제5호에 따른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제작물 또는 서비스를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수화통역, 폐쇄자막, 화면해설 등 제반 장애인 시청편의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④ 출판물을 인쇄 또는 전자적 형태로 간행하는 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제작물 또는 서비스를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음성과 점자 및 확대문자로 변환할 수 있는 형태의 파일을 제공하여야 한다.

⑤ 영화, 비디오물 등 영상물을 제작·배급하는 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제작물 또는 서비스를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자막, 수화통역, 화면해설 등을 제공하여야 한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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