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브뤼(Art-Brut) 작품은 세상과 소통되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배우지 않은, 정신장애인의 원초적이고 진솔하며 순수한 정신세계의 표출입니다.”

지난 16일 ‘국회초청 아르브뤼 전시회' 오프닝행사에서 만난 김통원(성균관대 사회복지대학원장) 한국아르브뤼 대표는 아르브뤼 미술을 이같이 소개했다.

한국아르브뤼는 지난 해 7월 창단 이래, 두 차례에 걸쳐 아르브뤼 전시회를 개최해 왔다.

‘아르브뤼’란 ‘순수한, 가공하지 않은 예술’이란 뜻을 가진 프랑스어로, 프랑스화가 장 뒤뷔페가 주로 정신장애인의 작품을 지칭하는 말로 1945년 처음 사용했다.

김 대표는 “아르브뤼 작품은 정식 미술교육을 접하지 않은 정신장애인들이 정신병원 등에서 외롭게 자신만을 위해 그린 그림”이라며 “태생적으로 다른 작품의 영향력이나 미술기법의 흐름, 인위적인 아름다움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르브뤼 예술의 특징으로 고립성 독창성과 아울러 원시성 자유성 선정성 진실성 순수성 창의성 등을 꼽았다.

특히 “아르브뤼 작품은 외부의 개입 없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린다는 측면에서 미술치료나 에이블아트 운동과도 구분된다”며 “단순한 초현실주의나 추상주의를 넘어선 신비함과 독특한 예술성이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기다림 (김동기 2008)

그러나 “아르브뤼 작품은 가족들도 가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수집․보존이 잘 안 돼 급격히 소멸되며 많이 만들어질 수도 없어 매우 희소성이 있다”며 “지난 5년간 아르브뤼 작품 수집 및 작가 발굴에 주력한 결과 전국적으로 미술계에서 경쟁을 할 만큼 작품성이 있는 작가들은 불과 2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스위스 로잔에 있는 아르브뤼미술관을 비롯,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아르브뤼’ 전용미술관이 개설돼 각종전시회가 열리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존재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실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신장애인들은 오랜 기간동안 인간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는 추함과 골칫거리의 대상으로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받아 왔으며 생산활동 및 사회제도 등에서 배제되는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한국아르브뤼는 앞으로 아르브뤼라는 예술적 가치를 통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아르브뤼 전용미술관 개설을 소망한다며 전시회 개최, 작가 발굴 및 지원사업, 각종 해외 아르브뤼전시회 출품 등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오는 18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리는‘국회초청 아르브뤼 미술전시회’에는 주영애, 김동기, 김용안, 김정명, 박제우 등 정신장애인 화가 5명의 작품 70여점이 전시된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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