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신규 브랜드 발표 행사에서 서울시의 신규 브랜드 슬로건 'Seoul, my soul(서울마이소울)'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두고 "가능한 다양한 조건으로 실험을 해보고 최선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제도, 더구나 외국인 유입은 새로운 도전이다. 그들을 우리 공동체에 잘 받아들여 우리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서울에 필리핀 등 외국 출신 가사도우미 100여명을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이들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 적용시 월 2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내고 생소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이용할 이가 충분할지에도 의문이 달린다.

오 시장은 "외국인 가사·육아 도우미가 연말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찬반 논쟁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면서 "내가 외국인 도우미 도입을 제안한 건 저출생을 단번에 뒤집을 만한 카드를 찾았으니 그걸 써보자는 의미가 아니었다. 국가소멸의 위기 앞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주거비와 교육비 등이 높은 국내 현실상 맞벌이가 거의 필수처럼 됐다고 언급한 오 시장은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존재는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경력단절 문제에는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필리핀에서 가사도우미는 국가적으로 육성하는 전문 서비스직이다. 일반적으로 교육학, 심리학, 회계학 등 학사 이상의 학위가 있고, 가사도우미 자격을 받기 위해선 전문기관에서 218시간의 가사·언어·의료 훈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며 해외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어 "홍콩에서는 필리핀 도우미가 전문성이 있는데다 영어에도 능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홍콩에서는 어린이와 가사도우미가 한 방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거 및 통근 비용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보탰다.

찬반 논쟁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이들의 임금 수준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오 시장이 '최근 보도'라고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홍콩 내 필리핀 가사도우미 월 급여는 73~91만원 정도다. 싱가포르에서 활동 중인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월 50만원 가량을 받는다.

오 시장은 "비용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 변수"라면서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지급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동안 오 시장은 월 100만원 수준의 인건비 지급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낸 바 있다.

"홍콩, 싱가포르 같은 도시와 달리 한국에선 임금 격차가 발생하면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오 시장은 "그러나 일정 기간 가사도우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다른 직업으로 옮길 수 있는 비자 취득 기회를 주는 방안으로 보완도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실정에 맞는 다양한 형태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재훈 기자  bokji@bokji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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