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서비스 개악지침 철회 등을 요구하던 장애인자립생활 진영이 급기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2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 두 단체는 공동으로 복지부 청사 앞에서‘활동보조지침 개악규탄! 전재희장관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기본적 생존권에 관심조차 없는 복지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홍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지난 1월20일, 개악지침 철회 및 수정과 복지추경예산 편성 등을 요구, 전재희 장관 면담을 공식요청했다”며 “그러나 지침 수정에 대한 의지도 찾아볼 수 없고 장애예산 확충노력도 전무한데다 면담에 대한 답변도 보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회장은 “장애인의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권리와 생존권을 보장해 주지 못할망정 개악지침 등으로 복지부가 나서서 이를 막고 있다”며 “복지부 수장으로서 준엄한 소임을 져버린 전 장관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또 “오늘 기자회견이 끝이 아니다”며 “장애인에게 밥도 먹지 못해 죽거나 방 또는 시설에 갇혀 살도록 강요하는 복지부를 바꿔내기 위해 총력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복지부는 차상위이상 계층 자부담 4만~8만원까지 인상, 신규신청자 및 2년이상 이용자 장애재판정 등을 내용으로 지난 해 12월 발표한 활동보조지침을 현재 추진 중이다.

이 날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임모(35, 지체 1급)씨는 월 100만원 안팎의 수입으로 5인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다.  

임 씨는 “벌어오는 수입을 가족들 문화생활비, 용돈은커녕 생활비로만 몽땅 지출해도 생활이 어려운 형편에서 활동보조 자부담 4만원도 꽤 부담이 됐었다”며 “월급의 10% 수준인 7만원으로 대폭 인상되고 보니 이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100시간의 활동보조를 주로 직장에서 업무보조를 위해 이용한다는 임씨는 “도대체 우리 가족이 얼마나 더 쪼들리며 살아야 속이 시원하겠나”며 “장애인 권리 실현토록 도와줘야 할 복지부가 오히려‘돈 없으면 죽어라’고 위협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탈시설장애인 김 모 씨는 “시설에 함께 있던 다른 장애인들도 많이들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한다”며 “활동보조 신규신청자의 경우, 장애재판정에 걸리는 3개월 동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꼼짝없이 굶어죽을 판이다. 이래서야 어디 무서워서 시설에서 나올 엄두를 낼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김 씨는 “말로만 장애인 자립생활 보장하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실제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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