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이 우려되는 아이들의 급식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급식카드가 현실 물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에 가서 한 끼를 때우는 아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인데 영양 불균형에 대한 걱정도 덩달아 깊어지는 분위기다.

결식아동들이 제대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급식카드 제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급식카드는 각 지자체에서 결식아동에게 발급해 주는 것으로 가맹 식당 등에서 돈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급식카드 금액의 상당 부분을 편의점에서 쓰고 있다는 게 문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경기 안양만안)이 전국 17개 시·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급식카드를 편의점에서 사용한 경우가 41.7%에 달했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은 31%, 마트는 17.1%를 차지했다. 충청권에서 급식카드의 편의점 사용률은 세종이 36%로 가장 높았고 대전 25.8%, 충남 23.5%, 충북 21.2%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절반 정도 수준이지만 무시하기 힘든 수치다.

무엇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 비율이 대전은 36%에서 25.8%로 10.2% 포인트 줄어든 반면 충남은 22.2%에서 23.5%로 1.3% 포인트, 충북은 17%에서 21.2%로 4.2% 포인트로 내림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대목이 찝찝하게 다가온다. 세종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치를 유지하며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급식카드 결제가 편의점에 집중되고 있는 건 보건복지부의 권고 단가의 부작용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1식 7000원이던 복지부 권고 단가는 올해 8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후 각 지자체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단가를 올렸지만 고물가를 반영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한국소비자원 외식비 지표를 보면 지난달 기준으로 충청권에서 8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때 가장 만만한 음식은 자장면(6700원대), 김밥(3000원대) 정도가 전부다. 비빔밥(9000원대), 김치찌개백반(8500원대)은 언감생심이다. 결식아동들이 자연스럽게 편의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편의점에선 결식아동들이 인스턴트 음식을 손쉽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영양 불균형을 해소할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강 의원은 “결식아동들이 비교적 저렴한 인스턴트 음식을 빠르게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어서 이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영양 불균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현실에 맞는 급식 단가 책정과 가맹점 수를 전폭적으로 늘리기 위한 세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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