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또는 각종 기념을 기념하기 위해 ‘기부’라는 특별한 선물을 하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

송경애 BT&I 대표

여성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2월 2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전문 여행그룹 BT&I의 송경애(49) 대표이사는 각종 기념일에 맞춘 기부를 하고 있다.

송 대표는 가입직후 14일이었던 송 대표 본인의 2010년 생일에 맞추어 2010만214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첫째 아들의 생일인 6월 23일에는 2010만623원, 남편 생일 8월 28일에는 2010만828원, 11월 17일 결혼기념일에는 2010만1117원, 둘째 아들의 생일인 12월 20일 2010만1220원 등 5회에 걸쳐 총 1억50만4002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앞서 지난 2007년 3월 29일에는 회사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2007만329원을, 2008년 2월 28일 본사 사옥을 서울 강남에서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건물로 옮기면서 2008만228원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또한 2008년부터 어린이재단 이사로 활동하면서 매년 수 천 만원씩을 별도로 기부하고 있다.

 

치과의사인 남편(50)은 탈북자 정착시설 하나원에서 치과 치료봉사를, 큰아들(18)과 작은아들(17)은 학교에서 아르바이트 한 돈을 모아 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등 가족 모두가 나누는 삶을 활발하게 실천하고 있다.

 

송 대표는“아너소사이어티에 여성기업인이 없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가입을 결정했다”며 “저의 조그만 참여를 시작으로 앞으로 여성기업인들의 참여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서 복지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며 본격적인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윤병철 공동모금회 회장은 “송 대표의 가입을 계기로 더욱 많은 여성 기업인들이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상징을 만들어가는 아너소사이어티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송경애 대표이사는 2월 23일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 6층 나눔마을에서 회원 가입식을 가지고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박을종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왼쪽)과 강인숙 씨 가족

사랑하는 사람에게‘기부의 기쁨’을 선물한 부부도 있다.

 

현재 일산에서 ‘왕건이 설렁탕’을 운영하는 강인숙 씨는 2월 25일 ‘광화문 체험’을 가자며 남편 이순철(48세.진영ETS(주)대표) 씨와 이성윤(14세.남), 이수민(11세.여) 남매를 데리고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회관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억원의 기부를 하고 아너소사이어티 23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 강인숙씨가 남편을 위해 가족들 모르게 특별한 선물로 준비한 것이다.

 

이순철 대표와 자녀들은 공동모금회 측에서 준비한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식장에 와서야 아내와 어머니의 특별한 기부선물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 이순철 씨는“생각지도 못한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의 영광을 누리게 돼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면서 “결혼 전 아내의 질문이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였는데, 성공해서 내가 가진 것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대답했던 것 같은데 아내가 그 말을 기억하고 오늘의 선물을 준비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오늘의 가입을 계기로 그 실천이 앞당겨 졌고, 아들과 딸에게도 우리 부부의 나눔을  인생의 가장 큰유산으로  남겨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철 씨는 어릴 적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렵게 자랐지만 역경을 딛고 2009년 제 46회 무역의 날에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할 만큼 지금의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왔다. 이순철 대표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오늘의 성공을 이룬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의 도움이 컸다며, 항상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했다.

 

남편의 이러한 건실함과 나눔의 마음을 항상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하던 강인숙씨는 남편에게 기부선물을 통해‘나눔의 기쁨’과 ‘성취감’이라는 큰 행복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15년 동안 기부선물을 위해 생활비와 가게 수익금 등 조금씩 돈을 모아 1억원이라는 거금을 만들었고, 지난 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 신문보도를 보고 남편을 위해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강인숙 씨는“사회를 위해 나눔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 '돈의 가치'와 '삶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식을 함께 하면서 나눔과 기부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가입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전달식에 같이 참석한 이성윤, 이수민 남매도 “부모님이 우리가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학원비에 쓰여질 돈을 아껴 남을 돕는 가치 있는 일에 마음을 더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오늘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 오고 나니 부모님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였는지 실감이 나고, 더욱 열심히 해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병철 공동모금회 회장은 “뜻 깊은 기념일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로 ‘기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결혼식 기부, 우리 아이 돌잔치 기부 등  다양한 나눔의 통로들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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