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기본적인 알 권리가 중요합니까. 후보자의 선거운동 방법 선택권이 중요합니까.”

지난 3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참정권 보장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간담회'에서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과 서기관이 발언한 “선거운동방법에 대한 임의규정은 피선거인들의 선거방법 선택권 보장키 위한 것”이라는 설명에 대해 2010지방선거장애인연대 관계자는 “점자 선거공보 의무화는 국민 중 소외되는 사람 없이 선거관련 정보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청각장애인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 관련 선관위는 다른 예비후보자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수화통역사를 수행원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화통역사가 후보자를 대신한 지지호소를 할 수 없어 선거운동에 있어 청각장애인 후보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초래되는 등 역차별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철 한국농아인협회 부장도 “장애인, 비장애인 피선거인들 간에 더 공정한 선거운동방법이 무엇인지 선관위의 세심한 검토와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날 간담회에서 이성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장은 점자 선거공보 의무화와 아울러 중도시각장애인, 저시력장애인 등을 위한 확대형 선거공보, 녹음테이프 등 제작토록 해 시각장애인의 실질적인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지난 달 19일부터 22일까지 연합회 ‘웹접근성 평가센터’에서 16개 시도선거관리위원회 웹사이트 접근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전과 충북은 우수하나 울산과 충남은 전혀 접근할 수 없는 등 대부분 시각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개정된 공직선거법에서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 제한을 두도록 한 규정은 일반공보물과 같은 동일한 내용을 더 이상 시각장애인유권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기존 법에서 후퇴한 것이며 여전히 차별적인 조항”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구민정 한국농아인협회 대리는 선거관련 인터넷사이트 및 홍보영상 등에 수화 및 한글자막 제공을 주문했으며, 구교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직국장은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발달장애인들의 이해 수준에 맞는 쉽고 간단한 언어 및 그림, 표 등을 활용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체 뇌병변장애인의 투표 편의제공 관련, 김태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부장은 중앙선관위가 선거가 끝난 후 발행하는 선거백서를 보면 18대 총선에서 투표소 1층 설치율은 1990년대 80%에서 훨씬 높아진 95.7%에 이르고 활동보조인(2541명), 투표보조용구 등을 제공했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활동보조인의 수가 장애인 유권자 1000명당 1명에 불과하며, 투표소의 4.3%가 2층에 설치돼 있다는 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휠체어 장애인의 투표 편의를 위한 기표소 내 공간확보가 부족하다며 휠체어장애인 접근 가능한 접수대 및 기표대, 기표소안 손잡이 설치, 투표용지 고정할 수 있는 장치 마련 등을 요청했다.

임수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팀장은 시설장애인의 참정권에 있어 시설장 또는 시설 종사자들에 의한 부재자 허위신고, 대리투표 등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하며 차후 30인 미만의 부재자 투표인이 있는 시설도 의무적으로 기표소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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