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한국노동패널조사자료와 저소득총자활사업실태조사자료는 표본수의 제한으로 근로빈곤층의 규모와 실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1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빈곤실태 심포지엄’에서 경기대 박능후 교수(사회복지학)는 현 빈곤통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근로빈곤층을 포함해 근로빈곤층까지 아우르는 빈곤패널 구축을 주장했다.
21일 빈부격차 차별시정위원회 주최로 빈곤실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대통령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사회통합을 위한 시민사회 릴레이 토론회의 포문을 연 것.
박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상한 빈곤연구는 연구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다양한 개념정의간의 경쟁이 진행되고 있고 그 와중에 근로빈곤의 개념은 연구자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다양한 개념간의 경쟁은 정책목표의 수립과 집행에는 혼란을 초래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간결하고 실용적인 내용으로 근로빈곤층의 개념 정리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는 또 “근로빈곤층은 정체된 집단이 아니라 새로운 가구가 근로빈곤층으로 진입하고, 한편으로는 기존의 근로빈곤가구가 빈곤지위를 벗어나는 역동성을 보인다”면서 “보다 많은 근로빈곤층이 근로소득증가를 통해 빈곤을 벗어날 수 있도록 기술훈련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제한된 정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근로빈곤층의 빈곤진입과 탈피요인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와 이에 기초한 근로빈곤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근로빈곤계층이 가능한 상향 이동할 수 있도록 원인과 기제를 밝혀내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몫”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구인회 교수(사회복지학)는 우리나라 빈곤층의 빈곤탈출률과 빈곤재진입률에 대한 비교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빈곤에 진입한 사람들의 4분의 3 가까운 수가 2년안에 빈곤을 탈피한다.
그리고 5년 이상의 장기 빈곤층의 비중은 14% 정도에 그치며, 10년 이상의 최장기 빈곤층의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어느 한 시점에서 빈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빈곤의 지속기간을 볼 경우에는 장기빈곤층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라는 것.
구 교수는 “우리나라 빈곤층의 빈곤탈출률은 비교적 높은 수준이어서 매우 활발한 빈곤탈출양상을 보여준다”며 “특히 빈곤을 경험한 사람의 대다수가 단기간 안에 빈곤을 벗어나지만, 한 시점의 빈곤층 중 적지 않은 수가 장기빈곤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빈곤탈출과 빈곤재진입에 관한 이산시간모형을 추정한 결과 빈곤지속기간의 주요한 결정요인은 가구주의 연령과 성(性)”이라며 “노인이거나 여성일수록 장기빈곤의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구 교수는 장기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노인빈곤층에 집중한 정책방안 수립 △여성가구주에 대한 대책 수립 △남성가구주의 근로소득 보장을 제안했다.
한편 사회통합을 위한 시민사회 릴레이 토론회는 ‘지역복지강화, 어떻게 할 것인가?’ ‘매입임대주택, 주거빈곤층의 희망인가’ ‘빈곤위기 아동․청소년 희망찾기’토론회를 거쳐 오는 29일 ‘참여정부 2년, 사회통합정책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종합토론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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