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이념 위배되는 자립생활체험홈 지침 당장 철회하라."

지난 16일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열린 ‘자립생활체험홈을 시설화하는 복지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자립생활 체험홈은 장애인 주도로 자립생활 준비하고 체험하는 곳이여야 한다”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최 공동대표는 “지침의 체험홈 운영주체인 장애인생활시설은 장애인을 대상화하고 일방적으로 관리하는 이념을 갖고 있는 등 장애인들의 권리와 자유, 결정권이 중심이 되는 자립생활이념과 정반대”라며“생활시설에서 운영하는 체험홈은 또 다른 소규모시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3월 초, 장애인생활시설기능보강사업의 일환으로‘자립생활체험홈’ 운영지침을 각 시도 지자체에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침에 따르면, 장애인생활시설이 시구군청장에게 기능보강사업예산을 신청하도록 하고,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체험홈 이용자 선발을 하도록 했으며 시설에서 파견한 담당직원이 전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체험홈에 대한 제도적 개념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정부 지침은 자칫‘체험홈=시설사업’으로 규정케 할 수 있다”며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자립생활지원정책들이 시설체험홈 사업으로 대체, 위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꼬집었다.

또“체험홈 입소 대상자 선정에서부터 생활관리, 자립생활프로그램, 퇴소결정에 이르기까지 시설의 통제와 규정에 의해 이뤄지는 곳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삶의 리듬에 의해 자립생활을 계획, 결정하고 체험할 수 있겠나”고 질타했다.

남 활동가는 “이번 지침은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또다시 시설을 유지, 강화하려는 복지부의 탁상행정일 뿐”이라며 “복지부가 진정으로 자립생활 위한 가교 마련코자 한다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동호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이번 지침은 장애인거주시설 기능보강을 위한 사업의 일환일 뿐”이며 “체험홈 운영주체는 시도 등 지자체 및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다양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과장은 “거주시설이 장애인들의 자율적인 결정 침해하지 않고 다양한 요구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설도 자립생활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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