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요양보험제도는 교육기관 및 서비스기관의 설립에 아무런 규제없이 시장에 전적으로 맡기다보니 공급과잉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또 그 결과 불법과 편법이 횡행하면서 서비스 질 저하는 물론 요양보호사의 근로조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경숙 보건복지자원연구원 상임이사는 16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일 노인장기요양보험 법.제도 비교 토론회’에서 “장기요양기관의 과잉공급으로 하향경쟁과 불법과 편법을 초래하고 그 속에서 서비스의 질과 이용자의 권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간시장 정책으로 인해 왜곡된 공급구조를 바로잡는 일이 당면과제”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높이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사회적 규제, 수가 인센티브제 부여, 근로조건 개선 등 요양정책이 하나의 패키지로 작동해야만 실타래 같이 얽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대안으로 ▲요양교육기관 및 서비스기관의 설립요건 강화 ▲병원의 간호관리료처럼 인력의 양과 질에 따른 차등수가제 도입 ▲파견금지 및 인력배치 기준강화 등 요양보호사의 근로조건 개선을 제안했다.

최 이사에 따르면 2009년 12월 말 현재 재가요양기관은 1만9074개소, 요양보호사는 69만2138명으로 제도설계 당시 보건복지가족부가 산출한 소요추계에 비해 각각 12배, 1.4배 과잉공급을 초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일본측 전문가 아키바 다케시 리츠메이칸 대학 교수와 아키노 준이치 일본지방자치단체노동조합 사회복지평의회 사무국장이 참석해 일본의 현황과 사례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노인요양제도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아키바 교수는 “일본에서는 정부가 ‘재정적 억제’라는 방침하에 개호보험 수가인하 및 개호복지서비스 수요억제 정책을 써 왔으나, 2007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콤슨(파견업체) 사건’을 계기로 수가인상 및 ‘개호노동자 처우개선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며 “정부정책에 시민사회의 개입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키노 사무국장은 “일본에서 방문요양기관의 설립은 법인격 이상, 요양시설의 설립은 비영리 법인으로 한정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방문요양에서 나타나는 이용자 본인이외의 동거가족에게 취사 세탁 청소 등을 제공하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다. 만일 이럴 경우 수가가 환수조치 된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개호노동자의 임금 및 노동조건에 관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예로 2009년 10월부터 개호노동자의 임금특정재원인 ‘개호직원 처우개선 교부금’ 및 장애복지노동자 대상의 ‘복지.개호노동자 처우개선사업’의 운용을 예로 들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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