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가족 사건(본지 3월10일자)을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경찰의 수사과정에 대해 고소인 변호사 측이 “수사 의지가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 측은 정신장애인 B씨의 가족이 다중위력에 의한 집단협박 및 강요, 명예훼손 등으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등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 6명의 가해자들이 공동모의한 사실을 발견하기 어려워 공동협박 등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또 경찰은 ‘주민회의경과보고’ 등 게시물에도 사실에 위배된 내용이 적시되지 않았으며 공공의이익을 위한 이유가 성립됨에 따라 검찰의 지휘에 따라‘명예훼손’ 혐의도 불기소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009년 6월10일 노인정에서 공동강요에 의해 각서를 쓰게 했다는 고소인측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소인들과 노인정에 있었던 사람들(가해자)이 일치하지 않아 경찰수사범위를 벗어났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그 자리에 있었던 노인회장은 지난 해 12월30일 대질 심문 시 자신이 B씨 가족과 주민들을 중재했다고만 설명했으며, B씨의 부친은 화를 내며 나가버렸다.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피고소인들이 아파트 주민들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 및 대표들에 대한 원망 등에 시달렸던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주민회의 등을 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소라미(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안내방송 및 주민회의경과보고 게시, 몇 차례의 방문을 통한 이사 강요 등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장 등 대표들에 의해 진행됐다“며 ”경찰은 피고소인들의 아파트 내 대표성 및 책임성을 간과한 채 소극적으로 법해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 변호사는 “명예훼손은 사실적시의 경우에도 성립된다”며“특히 피고소인 명의로 작성된‘정신질환자 강제전출 및 강제요양치료 요청 탄원’에서 '정신질환자에 의한 부녀자 및 아동폭행사건이 발생, 중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치료 중'이라는 내용은 B씨 및 B씨 가족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고 있어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소 변호사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 조경수를 무자비하게 낫으로 베어내어 조경수를 못 쓰게 한 사건 등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이유 없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있어”라는 내용은 사실무근으로 허위사실적시의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꼭 모여서 협의를 해야 공동모의한 것이 아니라 안내방송, 게시물 자체가 공동모의에 해당한다"며 "경찰 측도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수사에 임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 형법 307조에는‘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했으며, 동법 310조 1항에는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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