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생(삼촌)에 의한 성폭행과 수급비 착취 등 지적장애인 모녀의 처절한 삶이 20년 만에 지역주민의 제보로 모습을 드러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는 최근 이같은 제보에 따라 피해를 당한 장애여성들을 가해자와 긴급분리한 후 피해여성에 대한 상담과 가해자에 대한 법적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적장애 3급인 A(50대)씨는 지적장애인인 남편과 딸, 그리고 팔순의 시어머니, 알코올중독인 시동생과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다.

A씨는 결혼 이후부터 20년간 시동생에게 성폭행을 당해왔으며 이를 거부할 때마다 칼로 위협을 받거나 폭행을 당해왔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씨의 딸 B(18)양 역시 삼촌에게 9살부터 성폭행을 당해왔으며 2번의 출산 경험까지 있다고 했다.

또 A씨 가족 앞으로 들어오는 수급비는 수급자가 아닌 시어머니가 관리해 왔고, 심지어 알콜 중독인 시동생의 생활비로도 지출되고 있었다.

정작 A씨와 가족들은 수급비를 직접 써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관할 동사무소는 이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며 차일피일 대책 마련을 미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이 사건은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적장애인들이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장애특성을 고려한 생애주기별로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지원체계를 하루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지원이 필요한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을 고민하고 권리를 보장하려는 지역사회의 고민과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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