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길태 사건 등 흉악 성폭력범죄에 대해 법무부 등에서 사형집행 추진, 보호감호제 부활, 전자발찌 소급적용 등 강력한 사후처벌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사후처벌 강화만으로는 아동여성 안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연대 등 인권․사회시민단체는 지난 22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 국민이 분노와 불안에 떨고 있는 지금, 정부가 발표하는 일련의 조치들은 오히려 아동 여성 등에 대한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처벌책 남발에 앞서 아동과 여성들이 성폭력을 비롯한 폭력의 위협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충분한 지지와 엄호를 받는 환경 조성해야 할 것”이라며 “여성 인권과 올바른 성정체성에 기반한 안전대책 및 사회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남성들이 어릴 때부터 여성의 성정체성 및 인권을 존중하는 교육을 받는 것도 시급하다”며 “특히 사회적 지위를 이용,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가하고도 처벌조차 받지 않는 자들을 예외 없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을 겪은 모든 여성․아동들이 상처를 치유, 극복하고 존엄하게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도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그러나 그동안 교정당국은 성폭력 범죄자가 복역하는 동안 자신의 잘못을 마음 깊이 반성할 수 있는 교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는가. 오히려 경찰은 성폭력을 겪거나 위협을 받는 여성들이 신고할 때 자신들은 권한이 없다며 발뺌하거나 마지못해 수사하지 않았는가”고 꼬집었다.

또“성폭력 관련 치안수사 인력은 보강되지 않고 시국사범에 대한 무차별한 사찰과 감시 등만 강화되는 추세”라며 “수많은 여성․아동들이 성폭력으로 고통 받고 살해당하는 동안 가공할만한 경찰력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정부는 정부책임에 대한 성찰과 반성 없이 극악한 범죄자 몇 명에게 전자발찌를 채우고 보호감호를 하는 것만으로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성폭력이 자라나는 토양인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통념과 편견을 없애는 일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성폭력 범죄는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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