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고령화로 인해 2035년 한해 전 국민 병원 입원일 수가 2022년 수준보다 45% 늘어나는 등 의료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정부 예측이 나왔다. 정부는 늘어나는 의료 이용에 대비해 의사 인력을 추가 양성해야 한다고 보고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늘릴 방침이다.

보건복지부가 의료서비스 이용량 변화를 예측한 자료를 24일 보면, 전체 인구의 입원일수는 2022년 1억3800만일에서 2035년 2억50만일로 45.3%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인구의 병원 외래 방문일수 역시 같은 기간 9억3590만일에서 10억5540만일로 12.8%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연령대별 의료이용 빈도 자료와 통계청의 인구구조 변화 추계 등을 근거로 한 수치다.

의료이용 급증의 핵심 원인은 고령화다. 2022년 기준 80살 이상 환자의 연평균 병원 입·내원 일수는 64.1일로 20대 환자의 6배 이상이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병원을 자주 찾고, 입원도 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2035년 80살 이상 인구가 2022년보다 82.7%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예측은 향후 인구가 줄어 의료서비스 수요가 감소할 것이므로 의대 증원이 필요 없다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주장과는 상반된다.

의료 전문가들은 현재 심각한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한해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고, 인구변화 추이를 보면서 정원 재조정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의료이용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히는 만큼 이를 줄여 의료 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대책도 동시에 필요하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출산율 감소로 인구가 줄더라도 고령층보단 젊은층 인구가 주로 감소하는 만큼 전체 인구 감소에 따라 의료서비스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지금은 의사를 충분히 늘리고 향후 고령 인구가 줄어드는 시기가 되면 의대 정원을 다시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협은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이필수 회장 등 집행부 100여명이 모여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졸속추진 강력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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