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신분열 2급으로 정신보건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만 14세인 아들의 친부는 아들이 심부름을 못한다고, 혹은 사소한 이유로 무차별적인 체벌을 했고 아이는 걷기 힘들기 정도로 맞은 적도 있다. 집은 악취가 풍기고 아이는 폭력과 방임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신고를 접수하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상담을 하러 상담원 2명이 가정에 방문했으나 친부는 상담원이 들어오자 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망치, 펜치, 과도를 휘둘렀고, 상담원의 머리. 손, 등을 다쳤다. 상담원들은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해서 맨발로 현장을 빠져나와 병원으로 이송됐고, 머리가 찢어지고, 오른손 검지의 근육과 뼈가 으스러지며, 허리 일부 뼈에 금이 가는 등 중상을 입어서 입원치료 했다.

#2 다문화 가족인 9세 여아의 가족은 친모가 필리핀여성이고 친부는 알콜문제가 심각해서 가정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알콜치료를 받기 위해 친부가 병원에 입원하자 친모는 가출을 했다. 아이는 조모, 백부와 함께 생활했고 백부로부터 성학대를 받은 사실이 있어 백부는 고발조치 됐다. 아동 성추행 사건 재판을 앞두고 가해자측 가족들이 아동보호기관을 찾아와서 상담원에게 욕설과 협박, 위협을 가했고, 그 과정에서 백모는 두루마리 휴지를 이용해서 상담원의 머리를 때렸다. 당시 상담원은 임신중이였고, 외상은 없었으나 심리적으로 위협을 느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이 아동학대 가해자로부터 폭력노출이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5~7월 3개월간 전수 조사한 결과 43개 기관에서 총 345건의 위협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으로 따지면 1380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위협사례는 언어적 폭력과 신체적 공격, 기물파손, 성적 괴롭힘 등이 가장 많았다.

상담원의 대부분이 기관 내에서 혹은 가정 방문해 업무수행 중에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권한은 현장에 출동해서 피해아동을 아동학대 가해자로부터 격리하거나 치료하는 조치를 하는 정도에 그친다.

부모가 상담원의 조사를 거부하면 상담원은 면담이나 현장출입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 상담원의 조사나 면담을 거부하고 폭력을 휘둘러도 처벌조항이 없다. 부모가 문을 안 열어 주거나 피해아동을 만나지 못하게 하면 방법은 부모를 설득하는 것뿐이다. 경찰과 함께 출동하면 상황이 좀 낫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경찰에서 협조를 해줘야만 가능하다.

법적 권한도 없이 아동학대 가해자와 맞닥뜨리고 피해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업무만 지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희목 의원은 “상담원의 신변안전은 사각지대이다. 실제로 학대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장조사, 가해자 상담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신변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학대 아동을 사후에 개입하는 정책에서 재학대 방지를 위한 가해자 교육 및 가해자 정보관리를 통해 예방적인 정책으로 한걸음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 의원은 지난 3월 16일 상담원에게 현장 조사 권한을 부여하고, 방해나 폭력피해 없이 아동을 보호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