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1일‘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이 시행 2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1주년과 비교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미해결된 채 그대로 남아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현실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들이 높다.

김동호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지난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2주년 기념토론회’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률해설서’, ‘분야별안내서’ 등 배포 및 교육을 통해 법에 대한 인식이 증진됐으며, 2001년 4월부터 2008년 4월12일까지 총 680건이었던 인권위 진정건수가 2008년 640건, 2009년 690건으로 대폭 증가한 점 등을 성과로서 발표했다.

또 지난 해 5월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모니터링 용역이 완료됨에 따라 같은 해 10월부터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융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공동상임집행위원장은 “로고와 홍보물 등으로 대국민 장애인식 개선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해 4월, 시행1주년을 맞는 토론회에서 복지부, 인권위, 장추련이 발표했던 향후 추진계획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러나 모니터링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제들이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있다.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은 “상법 제 732조와 같이 아직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법률과 제도가 남아 있으며, 지자체 법규 역시 장애인 차별적 조항들을 갖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개선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인해 장애차별 조사범위가 확장됐음에도 불구, 인권위 조사인원 감축 및 전문성 결여 등으로 인해 장애차별 금지와 효과적 구제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과제들이 해결되지 못햇다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대로 작동되고 시행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정책적, 실천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바르고 효과적인 법 시행에 걸림돌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제들을 모두 풀어낼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 자세와 의지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정부와 장추련 등 민관 합동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상충되는 법률, 제도 분석 및 개정 위한 TFT를 구성해 개선작업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며, 인권위의 인력확충 및 전문성 확보,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모니터링 진행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택(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실효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제절차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그러나 2009년 인권위 진정사건 중 39.9%가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됐으며 조사대상인 418건 중 192건이 차별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기각됐다. 헌법소원을 통해 인권위 결정에 불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고지해야 할 것”고 주장했다.

또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법원이 차별행위의 중지 및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을 판결할 수 있도록 법원 구제조치를 두고 있다”며 “법원소송절차는 변호사 조력 없이 접근키가 어려우므로 국가기관이 구제청구소송 권유, 조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같이 긴급전화를 설치하고, 조사권 및 긴급조치권 뿐 아니라 다수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차별행위에 대해 단체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옹호기관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허진 한울 ‘새로돋는집’ 원장은 “정신장애인은 의사, 한의사, 요리사, 미용사 등 수많은 자격 및 직업선택에 있어 제한을 받는다”며 “정신과치료 경력만 있어도 보험계약이 거절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며 “정신장애부문에 대해 인터뷰하러 온 UN조사관 앞에서 자격제한 등 설명하면서 너무 부끄러웠다”고 개탄했다.

박문희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부설가족지원센터장은 “일반학교 교사가 특수학교로 전학가기를 요구하거나 특수학급 과밀을 이유로 입학과 전학을 거부당하는 등 교육 여건은 형편 없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발달장애 학생들은 친구들로부터 당하는 상습적인 폭력에 노출돼 있으며 심지어 라이터로 머리가 태워지는 사건도 있었다”며 “한 부모가 이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발달장애인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범주 밖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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