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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윤희 기자 | 승인 2024.02.27 08:44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2010~2014년에 태어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9603명의 아동에 대한 행정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의뢰된 아동은 2547명으로, 4명 중 1명 꼴이다. 등록될 권리를 박탈당한 아이들은 영아 살해, 영아 유기 등 범죄의 대상이 된다.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 미신고 된 6179명의 아동 중 보호자가 외국인인 아동은 4025명이다. 전수조사조차 하지 않은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관심을 두고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때가 됐다. 그럼에도 21대 국회에 발의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법률은 수년째 계류 중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은 앞다투어 저출생 대책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관련 대책을 총괄하는 인구부를 신설하겠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다. 저출생 대책은 모든 아동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019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부모의 법적 지위 또는 출신지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출생신고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2018년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또한 외국 출신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동이 대한민국에서 체계적으로 출생 등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는 국제사회의 권고에 정부와 사회가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매일 평균 1.4명의 외국인 아동의 출생이 등록되지 못했다.

출생신고는 태어난 아이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세상과 연결하는 의례이다. 이에 아동의 신분이 공적으로 등록되도록 법과 제도를 구축하는 것은 모든 아동의 존엄과 안전을 보장할 국가의 책무이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자녀가 없어도 되는 이유로 응답한 순위 2위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였다. 아이의 고유한 존재조차 임시번호로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아동과 가정이 제대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까?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을 위한 입법적 노력은 제19대 이후로 제20대, 제21대 국회를 거쳐 왔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또 다른 국회의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국가가 인정하지 않고 보호하지 않는 아동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법을 제정해 아동의 존재할 권리, 등록될 권리를 차별 없이 보장해야 한다. 그것이 이제라도 우리 사회에서 탄생조차 환영 받지 못했던 4025명의 삶을 존중하는 길이 될 것이다.

 

2024년 2월 27일

세이브더칠드런

이윤희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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