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자녀가 없는 신혼가구가 앞으로 출산할 경우 양육비로 아이 1명당 월 평균 14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양육비 부담에 부모들이 자녀 출산을 꺼리면서 심각한 저출산 현상 원인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영 연구위원이 작성한 ‘인구 변화 대응 아동수당 정책의 재정 전망 및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아동수당의 잠재적 수요자인 혼인 기간 5년 이하 무자녀 300가구(남자 150명, 여자 150명)를 대상으로 지난해 5월 30일부터 6월 8일까지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동수당을 포함한 주요 현금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설문이었다.

무자녀 신혼부부들은 앞으로 자녀를 낳을 경우 자녀 1명을 키우는데 월평균 얼마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100만원~150만원 미만’이 37.0%로 가장 많았다. ‘200만원 이상’은 29.0%, ‘150만원~200만원 미만’은 18.7%이었고 ‘100만원 미만’은 15.3%로 가장 적었다. 자녀 1명당 월 평균 예상 양육비는 140만7000원이었다.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예상 양육비용이 높았다. 월 평균 예상 양육비용은 가구소득이 월 800만원 이상은 ‘158만1000원’이고, 가구소득이 월 400만 원 미만은 ‘130만8000원’이라고 답했다. 거주하는 주택 형태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자가 주택 보유자는 월세나 전세로 거주하는 신혼부부보다 월 평균 예상 양육비가 많았다.

자녀에게 지출되는 양육비가 가계에 어느 정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여기는지 질문한 결과 ‘다소 부담될 것’ (58.7%), ‘매우 부담될 것’(35.0%)으로 93.7%가 부담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적절할 것’(5%), ‘별로 부담되지 않을 것’(1%), ‘전혀 부담되지 않을 것’(0.3%) 응답은 적었다.

향후 자녀 계획에 대해서는 ‘1명’이 33.3%, ‘2명’이 24.7%, ‘3명’이 2.7% 등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낳지 않을 계획인 경우는 1.7%, 몇 명의 자녀를 낳을지 아직 정하지 않은 경우는 37.7%였다. 자녀 계획 미정인 경우를 제외하고 평균 계획 자녀 수는 1.45명이었다.

무자녀 신혼가구가 계획하는 자녀 수는 대체로 아내 연령이 젊을수록 많았다. 아내 연령이 35세 이상이면 자녀 계획 미정인 경우가 51.5%로 절반 이상이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아내 연령이 많으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자녀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현재의 아동수당에 대해서는 양육비용 부담 경감이나 자녀 출산 결정, 자녀의 건강한 성장 발달에는 약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출산 시기를 앞당기는 데는 별로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8세 미만의 아동에게 매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 부모급여(영아수당)로 0세 아동에게는 월 100만원, 1세 아동에게는 월 50만원을 지원한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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