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이며 동등한 구성원입니다.”

18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장애인연금법, 성년후견제 등 장애계의 굵직한 염원들을 실현해 오며 장애인들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해 온 박은수 민주당 의원.

그는 장애인장기요양보험제는 노인요양보험제와는 달리 장애인들에게 맞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며 장애인의 실질적 권리보장을 위해 대통령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의원에게 장애계가 직면한 여러 현안과 그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장애인의날’의미 

장애인의 날이 어떻게 제정됐는지, 그 역사적 배경을 떠나서 이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480만 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도 소중한 날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의 날에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회적 구성원들이 다 함께 장애인의 복지와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깊이 고민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장애인의 날에만 반짝 장애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날이 없어도 될 정도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장애예산 삭감 등 현 정부의 장애인정책에 대해 장애계가 분노하고 있는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장애인 예산은 매년 13% 이상 증가해 왔습니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애인예산은 국가예산 대비 0.28%로 OECD 평균인 2.5%의 1/10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MB정부는 장애수당 예산을 축소하고, LPG 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장애인 예산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7월 MB정부의 장애인정책 퇴보 사례를 정리해 본 결과 MB정부 들어 20여개가 넘는 장애인 정책이 퇴보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8년 말 미국발 경제위기로 장애인의 삶이 더욱 더 어려워졌는데도 이렇게 장애인예산을 줄이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기본적으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장애인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2주년을 맞았습니다. 장애인차별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장애인들은 오랜 기간 누적된 차별로 인해 많은 억압과 고통을 당해 왔습니다.

특히 교육과 고용에 있어서 장애인이 받는 차별은 그 무엇으로 형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우리 사회도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들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들이 점차 줄어드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정점으로 국가가 나서서 장애인 차별을 제도적으로 금지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작은 노력이나마 펼친 것은 정말로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MB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축소되고, 장애인차별금지법 무력화가 시도되는 등 그간의 사회적·국가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장애인 대표성을 갖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으로서 MB정부의 반장애인 정책, 장애인 차별 조장정책을 막아내고 거스를 수 없는 세계사적 방향성인‘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사회적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

장애인 정치참여 활성화 위한 방안은

장애인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선거권과 피선거권 모두에서 개선이 필요합니다.

먼저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표소를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1층에 설치하도록 하고, 시청각 장애인들의 투표 편의를 위해 각종 정보 접근권 보장 등의 편의를 제공해야 하며, 지체장애인들의 투표 참여를 위해 장애인용 차량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피선거권을 획기적으로 강화·보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정당이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할당하여 공천할 수 있도록 정률 할당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비례대표 공천에 있어서도 할당제와 가산점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국 백악관 장애인위원회처럼 대통령 직속의 장애인위원회를 설치하여 장애인들이 직접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연금법, 한계와 문제점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연금이라는 제도의 필요성이 최초 대두된 것은 1997년 이었습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2010년 3월 드디어 장애인연금법 제정을 통해 우리나라에 장애인연금제도가 도입되게 되었습니다.

본 의원실에서는 “장애인연금법제정공동투쟁단”과 함께 장애인연금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장애인들은 당초에 “중증 경증 가리지 않는 보편적 연금”을 주장하였으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장애인연금법은 중증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매우 제한적인 제도로 도입되었습니다.

그마저도 기존의 수당을 폐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도입된 만큼 사실상 연금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법률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사실상 많은 고뇌와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계의 적극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특히 기획재정부의 의지에 따라 예산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고, 논의과정에서 법안이 변경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 우리의 힘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한계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이왕 이렇게 장애인연금제도가 도입된 이상 앞으로 모든 장애인들이 연금 수급대상이 되고, 장애계가 원했던 만큼 연금 수급액이 지급될 수 있도록 장애계가 단결해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7월부터 시행되는 제도의 맹점과 허점을 파악하여 올 정기국회부터 곧바로 장애인연금법 개정에 돌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장애계의 많은 지지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성년후견제 도입 추진상황은

판단능력이 부족한 지적, 자폐성 장애인, 치매 노인 등에 대한 후견인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성년후견제는 아무리 늦어도 올해 안에는 1단계 입법화가 완료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1단계 입법화 과정인 민법 개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필요한 특별법 발의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현재 성년후견제추진연대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성년후견제가 도입돼서 장애인 부모님들의 시름을 덜어드렸으면 합니다.

장애인장기요양보험제에 대한 의견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방식은 거부해야 합니다. 장애인들에게 맞는,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장기요양제도가 도입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6월까지 복지부가 국회에 관련 계획을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 계획의 내용을 지켜봐 가면서 어떻게 대응할지 수위를 결정할 생각입니다만, 그 어떤 경우에라도 기존의 활동보조 서비스를 줄인다던가 하는 식의 편법은 결단코 거부할 작정입니다.

대통령직속 장애인위원회 필요성 및 추진상황

미국,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 황실이나 국가의 수뇌부에서 장애인정책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최근에 친서민정책을 강조하는 이명박정부가 이것이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직속 장애인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칸막이가 높고 경제관료의 힘이 큰 나라에서는 경제적 논리에 의해 희생되는 장애인복지시책이 참 많습니다.

특히 고용ㆍ교육ㆍ사법행정ㆍ문화체육 등 분야에서 누적된 차별로 인해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이 큽니다.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시정키 위해서는 총리 산하의 비상설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로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 상설 장애인위원회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에 본 의원실에서는 대통령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를 위해 현재 법안 초안을 마련하면서, 국내외 사례도 수집 중입니다.

국내외 사례가 수집되고,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아서 법안이 마련되면 장애계와 함께 토론회나 공청회를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법안을 발의한 후 본격적으로 입법을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국회의원으로서 꼭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대통령 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를 꼽고 싶습니다.

그러나 야당의원으로서 한계가 명확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통령 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를 반드시 설득해 낼 자신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일을 꼭 해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애계에 한 말씀

4월인데도 날씨가 춥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1주일 앞둔 13일에는 인천과 수원에 눈발이 날렸다고 합니다.

추운 날씨지만, 마음만은 늘 따듯하게 가지시고, 올 한 해 장애인들이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다 함께 한마음 한 뜻으로 정진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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