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인 서울시립한남직업전문학교 교장

직업윤리와 가치의 만족을 넘어 감동을 이루는 교육

일자리 창출로 꿈 성취 그리고 지역사회에 나눔 실천

조기퇴직자.청년실업자 사회 재참여 교육 강화 추진

전문기술을 갖춘 전문기능인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 악화와 조기퇴직자 등이 증가하면서 전문기술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취업자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들까지도 전문기술을 배우려는 열풍이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운영 중인 서울시립한남직업전문학교 윤동인 교장은 “앞으로는 대학 졸업자보다 전문기능인이 요구되고 대우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대졸자를 우대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런 사회적 풍토 쇄신을 위해 한남직업전문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전문기능 뿐아니라 지역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나눔을 교육하고 있다. 윤동인 교장으로부터 직업전문학교의 생생한 교육 현장을 들어봤다.

한남직업전문학교에 대한 소개

한남직업전문학교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직업전문학교입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15~55세 연령까지 입학자격이 주어지며, 연간 1500명의 학생이 수업료는 물론 점심식사까지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규과정으로 주간부 1년 과정 야간부 6개월 과정으로 조리과, 미용과, 디자인과 등 실용적인 과목 중심으로 정규과정만 총 9개 과목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특성화 과정으로 여성일자리 확대를 위한 요양보호사 양성화 과정과 조기 은퇴자를 위한 준․고령자직업훈련 과정, 청년실업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실업자 과정을 포함 해 총 15개 학과를 운영 중입니다.

입학생 중에서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국가유공자 중 취업보호대상자․시설수용자․518만주유공자 등은 우선 선발하고 있습니다.

교육생 감동운영으로 소극적 참여에서 능동적 참여로 의존적 삶에서 활동적이고 생산적 삶으로 건강한 시민에서 웰빙시민으로 선택적 집중화한 최적의 교육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이 우리 학교만의 특징입니다.

한남직업전문학교만의 특전은

한남직업전문학교에서는 취업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취업 후 1년 동안 사후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합니다.

교직원들은 졸업한 학생이 취업한 현장을 방문해 처음 업체에서 구직 요청한 대로 복리후생 등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또는 졸업생들이 근무하면서 애로사항이 무엇이지를 꼼꼼히 점검해 보다 나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교육비가 전액 무료입니다. 이렇다보니 90%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취업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학교가 설립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배출된 졸업생만도 현재까지 2만7000명에 이릅니다. 이렇다보니 이미 서울시에 있는 수많은 업체에 본교 졸업생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고, 업체에서는 우리 학교에 대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업체에 이미 취업한 선배를 통해서 또는 우리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성실성을 보고 업체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옵니다. 특히 업체에서 의뢰가 오면 학생들에게 그 회사에 적합한 기술과 기능을 미리 익힐 수 있도록 맞춤형 훈련을 실시해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학교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한남직업전문학교는 전국 직업전문학교의 학교사회사업 효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학교는 1990년도에 전인교육을 목표로 사회복지사를 채용했습니다.

전문기능인을 넘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도 그 당시에 입사했습니다.

다른 직업전문학교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비로소 학교사회복지가 대두되고 있었죠. 어찌보면 우리학교가 직업학교의 사회복지학교 효시이자 롤모델인 셈이죠. 현재 우리학교에는 저를 포함해 4명의 사회복지사가 학생들에게 나눔의 문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사회봉사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은 의무적으로 1년에 1일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용 등 배운 기술로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의 공존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기 위한 교육입니다.

특히 우리학교는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나눌 줄 아는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죠.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인문계 고등학교 직업반 3년 학생이 1년간 위탁교육 과정으로 우리 학교 조리과에 입한 일이 있었습니다. 학생은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호텔에 이력서를 냈으나 기술과 더불어 학력을 요구해 탈락했습니다.

이에 이 학생은 이를 악물고 전문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 다시 당시 그 호텔에 입사를 지원했죠. 그 호텔 사장이학생의 의지에 감격해 입사를 허락했습니다. 호텔에서 배우면서 조리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 기회가 생겨 두바이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 유명한 세계적 요리사 에드워드 권의 밑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 곳에서 에드워드 권으로부터 일을 배운 후 에드워드 권과 함께 서울로 돌아와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 현재 서울에 3호점을 개원했습니다.

또 장애를 가진 여학생은 본교에 입학해 직업 교육을 받은 후 서울시로부터 받은 혜택을 나눠주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사회복지 공부를 했습니다. 그 여학생은 배운 것을 배풀고 싶다며 홀연히 우리나라보다 복지가 낙후한 아프리카 보치니아에 가서 직업훈련학교를 설립, 그 나라에서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그 후 복지에 대한 공부 욕심이 더 생긴다며 현재 미국에서 사회복지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죠.

교육이념은

우리학교 교훈이 ‘이웃을 사랑하겠다. 자연을 사랑하겠다. 능력 있는 시민이 되겠다.’입니다.

제 교육 이념도 상통합니다.

나눔을 실천할 줄 알고 전문기능을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학교로 서울시 산업구조에 필요한 양질의 전문기능인력을 배출해 서울 산업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자립을 돕는 것입니다. 취업 후 5년 이후에 소규모일지라도 사장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따라서 혼자 독립해서 자립할 수 있는 창업 후보자 과정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우리 학교를 ‘사장을 만드는 사관학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 직업관 조언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84%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산업현장에서는 대학 졸업자의 15%만이 흡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구조적으로 대학 졸업자의 70%가 실업자로 전락하는 셈이죠. 산업이 호황 시에도 졸업자의 40%만 흡수가 가능해 결국 40% 이상이 실업자로 남는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이 대한민국의 산업구조입니다.

과거에 신분상승을 이루기 위해 대학을 가야하는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특정부문 전문가가 성공하는 기회가 많습니다.

직업 가치관 변화를 위한 교육이 절실합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청소년들은 미래의 직업으로 목수 또는 횟집 주인 등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 있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통령, 장관, 장군, 노벨물리학자 등 막연한 꿈을 가지고 대학에 진학합니다.

중고교 때부터 세계에 제일가는 요리사, 미용사, 조리사 등 구체적이고 현실가능 한 직업 가치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학을 안가도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선진 외국의 경우 대학 가는 인구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사회구조적으로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미래사회는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평생직장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평생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경제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쟁력은 필수조건입니다. 예전에는 나이, 학력, 경력을 갖춘 폭넓은 지식인을 경쟁력 있는 인재라 불렀습니다.

이제는 전문지식, 전문기능을 갖춘 이들을 경쟁력 있는 인재라 칭하며 전문기능을 갖추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투자합니다.

그러나 전문직업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합니다.

전문직업전문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에 조금은 감추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직업학교를 졸업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30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번듯한 동창회조차 없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직업전문학교를 졸업한 학생으로서 부끄러운 면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직업전문학교를 졸업해 전문지식을 가진 당당하고 떳떳한 사회인으로 살아갔으면 합니다.

올해 중점 추진 사업

올해 조기퇴직자와 청년실업자 교육에 우리 직업전문학교가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이들을 위해 진로 및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받은 이들이 다시 사회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또 사회복지에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켜 복지문화의 깊이를 경험하게 하고 싶습니다.

직업전문학교 교육의 발전을 위한 조언

앞으로 직업전문학교가 더 많이 생겨야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대학에 진학해 실업률만 높이는 것은 사회적 비용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전문학교가 전문기능인을 배출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사회적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