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월 국내에서 발효된 국제장애인권리협약에 대해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인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보다 체계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국제장애인협약 이행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동기(목원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장애인권리협약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유효응답자 395명 중 권리협약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대상자는 211명(53.4%)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는 한국DPI 소속 장애인권리협약 모니터링단에 의해 실시됐으며 서울, 인천, 강원도, 대구, 경남, 제주도 등 6개시도 20세 이상 장애인 404명을 대상으로‘장애인권리협약에 대한 인식’,‘차별경험’,‘권리구제 실태 및 제언’ 등 4개영역에 걸쳐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김 교수는 “장애인협약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협약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협약을 체결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약의 당사자들이 협약을 인지하고 제대로 그 협약이 보장하는 권리를 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리협약 인지경로가 주로 시설종사자 또는 방송매체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이용자에 한정되기 때문에 향후 방송매체를 통한 체계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교수는 “장애인권리협약과 같은 인권법은 잘못된 관습, 편견의 제거를 비롯,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 등 국가와 사회의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그 실현이 쉽지 않다”며 “다양한 차원의 감시와 평가 없이는 그 실질적인 실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권리협약 실효성 담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모니터링체계 관련 구체적인 성과는 매우 미약한 실정”이라며 “지난 2008년 한국DPI를 포함한 12개 장애인당사자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장애인권리협약모니터링연대’가 출범한 소기의 성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고유한 인격을 지닌 사람이 아닌 장애인으로만 보는 등 14개의 장애인권리협약의 영역 중 개인의 고유성 보호 영역에서 응답자의 절반(47%) 정도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해 다른 영역에 비해 차별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립생활과 지역사회 통합, 문화 및 여가생활 참여권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에 비해 차별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

권리구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아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알리고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대상자가 전체의 40%를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차별을 직접 당하였을 때 약 53%의 대상자가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수는 “인권위 진정 등 차별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장애인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권리협약은 2006년 12월 전세계 장애인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권리,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UN 19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12월 국회에서 비준됐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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