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들은 사회적 쓰레기로서 수거, 격리돼야 할 대상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강희원(경희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열린 ‘2010정신장애인 인권증진토론회’에서 “정신장애인을 차별, 배제하는 것은 한국인의 특수한 ‘정신장애’”라고 꼬집었다.

강교수는 국가인권위의 ‘2009 정신장애인 국가보고서’를 인용,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신병원 등에 강제로 입원한 환자가 86%이며 6개월 이상 장기입원한 사람의 비율은 53%이고, 특히 정신요양시설에는 평균 7년 이상 생활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입원환자 중 25%이상이 의료진으로부터 아무런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강박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보건법의 경우 정신장애인의 인권보호 및 지역사회 복귀 등 목표에도 불구, 정신장애인을 일반 국민들과 분리해 격리하기 위한 정신장애인관리법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정신장애인 격리ㆍ수용하는 병상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신보건법의 기본원칙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신장애인 가족에 의한 강제입원제의 남용을 방지해야 하며 인권침해 방지 및 재산권보호 위해 공공후견인제도 및 사회복지전문법원 등 설치 등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정신병력을 가진 사람에게 자격증 취득이나 직업선택 등을 제한, 차단하는 법률이 많다”며 “정신장애인이라고 해도 자격의 종류와 내용 및 장애인 개개인의 구체적 장애정도와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적어도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법 때문에 사람이 고통 받아서야 되겠나”며 “그런 법은 버리거나 뜯어고쳐야 한다. 장애인 차별하는 법을 다 개정할 각오로 국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지난 2009년 9월 정신장애인의 직업선택을 제한하거나 신분상의 불이익을 주는 등 43개 법률을 일괄적으로 개정한 바 있다.

이 중 ‘기르는어업육성법 개정안’은 정신질환자의 경우 수산질병관리사가 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고자 했으나 대안이 통과됨에 따라 전문의가 직업수행여부를 판단토록 개정됐으며 문화재보호법은 본회의에서 장애인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 대안을  폐기함에 따라 원안대로 통과됐다.

곽의원은 “43개 법률개정안 중 2개만 통과됐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요구가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한편 이 날 정신장애인 당사자인 A씨는 “영양관리부에서 일하면서 요리에 관심이 많아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며 “그러나 정신장애를 이유로 자격증이 취소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장애인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법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정신장애인들을 왜 이렇게 제약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또“정신장애인 관련 자격제한 법률을 삭제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 반가웠다”며 “정신장애인들에게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다 장애인들이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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