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열린‘안전한 열차이용을 위한 안전인력 확보와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촉구 기자회견’에서 배융호‘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사무총장은 이같이 규탄했다.

배 사무총장은 “한국철도공사는 올해 새로운 열차를 도입하면서 장애인객실 등 장애인편의시설을 완비했으며 서민을 위한 열차로 거듭난다는 등 대대적 선전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KTX-2의 경우 장애인 탑승을 위한 롤경사로는 22도의 급경사인데다 열차에 고정도 돼 있지 않아 장애인들은 목숨을 내놓고 탑승해야 한다”며 “휠체어 탑승을 도와주어야 할 승무원은 3~4명은 필요하지만 1~2명에 그쳐 사실상 탑승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철도 무인화 정책과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작년에 5115명이나 인원을 감축, 철도역에 한 두 명의 직원이 근무함으로 장애인의 열차이용에 관한 안내나 탑승 전까지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무인 역사의 경우는 장애인 열차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 역사의 경우 엘리베이터 미설치, 남녀화장실 미분리 등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시설물들로 인해 이용하기 어렵다”며 “한국철도공사가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박김영희 진보신당 부대표는 연대발언을 통해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제정 시 우리는 또다시 이런 기자회견을 하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다”며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어진 역사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열차를 타고 고객으로 대접받으면서 비장애인들처럼 여행을 가고자 하는 것이 대단한 욕심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장애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철도공사는 장애인들의 안전한 열차이용을 위한 탑승장치 및 역사 내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는 등 장애인의 이동권을 더욱 후퇴시키고 있다”며 “지난 2009년 매곡역 무인역 명예역장 위촉식 당시 허준영 사장 측은 장애인들과의 면담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장애인의 안전한 열차이용을 요구하는 목소리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들에 따르면 새마을호의 경우 장애인 좌석이 전무하며 무궁화호, 누리로호 탑승설비 경우 높은 경사각도와 좁은 폭, 추락 방지 턱이 없음으로 인해 휠체어 장애인들이 추락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월26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개조형 무궁화열차는 롤경사로가 열차에 고정도 안 돼 있으며 KTX-2 산천은 22도 급경사의 롤경사로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철도 선진국, 세계 네 번째 고속철 생산보유국, 철도 선진화를 이야기하면서 이동편의시설 개선을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장애인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장애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날 이들은 ▲장애인들의 안전한 이용 위해 안전인력 확보할 것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등 편의시설 개선할 것 ▲장애인들의 안전한 탑승을 위한 설비 마련할 것 등을 한국철도공사에 요구하는 요구안을 발표했다.

한편 이 기자회견은 서울, 대전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릴레이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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