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구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지난 3일 '용마육교철거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육교 수명 끝날 때까지 장애인들은 저상버스 이용하지 말아야 합니까.”

지난 3일 광진구 용마육교 앞에서 열린 ‘교통약자 편의시설 개선 위한 용마육교 철거 촉구기자회견’에서 박홍구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광진구청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버스중앙차로에 접근할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채 형식적 답변만 고수하고 있다”며 “명백한 장애인차별이자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했다.

박 소장은 “만약 육교철거가 어렵다면 엘리베이터 및 횡단보도 등을 설치해 편의 제공해야 한다”며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및 인식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문제가 된 용마육교는 1996년 설립됐으며, 2004년 서울시 버스체계 변화에 따라 차로 중앙에 버스정류장이 생기면서 ‘용마초등학교 버스정류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육교를 오르내려야 하게 됐다.

이에 휠체어장애인 및 노인, 임산부 등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정류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에는 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장애인의 교통수단 접근 및 이용에 있어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립생활센터와 광진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등 단체는 지난 2005년 7월, 육교철거문제를 구청 및 광진경찰서에 제기해 같은 해 8월 구청으로부터 “육교 수명이 안 돼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으며 지난 해 구청장과의 면담 결과 긍정적 답변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이 추진되지 않아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진구 중곡동 용마육교. 휠체어가 중앙버스차로로 접근할 수 있는 신호등, 엘리베이터 등 설치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구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도시미관 및 이동편의 위해 육교를 철거하는 추세”라며 “7000만원의 철거예산을 하반기 추경에 반영하고 경찰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초쯤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아이들의 이동을 위해 육교가 더 안전하다는 민원도 있어 주민의견수렴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지난 해 4월에도 내년에 철거하겠다는 약속 있었다”며 “아직도 경찰과 협의, 주민의견수렴 등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의 요구 무력화시키고 차일피일 미루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초등학교 앞에는 다 육교가 있어야 되나”며 “차량 속도 늦추기 위해 횡단보도를 차도보다 높게 설치하는 등 다른 대책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청 공무원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인도로 건너갈 방법이 없는 ‘용마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 하차해 봐야 황당함과 분노로 끓어오르는 심정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며 “유독 광진구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지역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센터는 향후 선전전, 국가인권위 진정 등 통해 용마육교가 안고 있는 차별적 행위 알려내고 구청의 교통편의 개선을 위한 대책 수립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저상버스 도입현황은 5.2%로 가장 높으며 2013년까지 5322억을 투입해 저상버스를 3400대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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