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 저소득 맞벌이가정 등의 양육부담을 경감하고 시설보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부터 추진된 아이돌보미사업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지원이 중단되는 등 파행으로 치닫고 있어 엄마들의 원망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돌보미지원사업은 0세(3개월 이상)부터 만 12세 아동이 있는 가정에 아이돌보미를 파견하는 사업으로 소득기준에 따라 가형(가구 평균 소득 50%이하)은 기본2시간 2000원(1시간 추가 500원), 나형(100% 이하)은 8000원(3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보육시설, 학교 등·하교 및 놀이활동, 식사 챙겨주기 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호응이 높았다.

이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연 960시간(월 80시간)이 제공됐으나 올해 연 480시간으로 대폭 축소된 데 이어 3월경부터는 서울 종로구 등 예산이 지원되는 가. 나형 서비스가 아예 중단되는 지자체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5월부터 경기도 광주시는 이용자가 시간당 5000원씩 부담해야 하는 다형 서비스만 제공하며 서울 성북구도 오는 6월부터 다형만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 서울 관악구는 한 가정당 1회, 4시간 이내로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작년 6월 전국 확대(232개 지자체) 및 추경확보에 따른 서비스이용 확대(960시간) 등으로 사업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이돌보미 신청가구수가 2009년 6월 3만 가구에서 올해 5만6000가구로 늘어났지만 예산은 239억(본예산)에서 235억으로 축소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직장맘 윤모씨는 아이돌보미지원사업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엄마들이 한숨 뿐 아니라 피가 마른다”며 “아이돌보미 이용을 못하게 되면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조퇴를 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눈치 보이고 마음 놓고 회사를 다닐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싱글맘 박모씨도 “생계를 책임져야 하다 보니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이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며 “아이돌보미를 통해 퇴근이 늦어지는 등 위급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고 마음 편하게 볼일도 볼 수 있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앞이 캄캄하다”고 털어놨다.

성북구에 사는 이모씨는 “6월부터 무조건 다형이라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하루 일당 4만원도 안 되는 일을 하는데 아이를 9시간 맡기는데 4만5000원이 들면 이용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김모씨도 "정부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제공해 오던 서비스도 없애면서 생색내기만 하고 있다"며 "둘째 생각은 아예 접어두고 있다"고 개탄했다.

아이디 from1024씨는‘맘스홀릭베이비’ 카페를 통해 “우리나라 저출산율은 재앙수준이라 떠들어대면서 과연 출산나이인 20~30대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나”며 "우리엄마들도 비싼 돈 들여가며 대학 나와서 피터지게 회사에서 버텼지만 결국 아이를 낳게 되면 봐 줄 사람이 없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 육아휴직 어쩌구 하지만 몇 %나 그런 혜택을 받으며 회사를 다니겠나”며 “직장맘들에게 단비 같은 아이돌보미사업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아이돌보미사업 운영을 맡고 있는 한 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수요 급증에 따라 올해 예산은 작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직원 인건비를 법인 재원으로 해결하기도 했다"며 “예산 소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가,나형 서비스의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햇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가, 나형 서비스 중단의 심각성을 절감한다”며 “기획재정부에 80억의 예비비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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