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한 해 3억명 이상의 어린이가 온라인상 성적 학대 피해를 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26일(현지시각)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차일드라이트 세계 어린이 안전 연구소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3억명 이상의 어린이가 온라인 성착취와 학대 피해를 경험했고, 세계 어린이의 8명 중 1명은 동의없는 촬영과 공유, 유포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수준에서 처음으로 아동의 성착취 피해 규모를 추산한 것이다. 또한 어린이·청소년 중 12.5%는 성인이나 다른 또래에게 성적인 사진이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원치 않는 성적 대화 또는 성적 행위를 하도록 온라인에서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피해의 종류엔 성적인 이미지를 유포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거나,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학대 등 ‘성착취 범죄’도 포함된다.

연구진은 특히 미국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는데, 조사에서 미국인 남성 9명 중 1명꼴로 온라인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가해자 수는 1400만명가량에 달한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연구가 “많은 남성들이 범행을 비밀에 부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동을 대상으로 신체적 성범죄를 저지를 의향이 있다고 인정한 것을 발견”한 것이라고 짚었다.

연구를 진행한 차일드라이트 연구소의 폴 스탠필드 최고 책임자는 “(이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던 글로벌 팬데믹”이라며 “(온라인 아동학대는)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고, 세계적 차원의 대응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카바노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국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법 집행 방식으로는 이런 범죄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전세계 수백만의 어린이들에게 가해지는 피해와 싸우기 위해 글로벌 수준에서 전문 수사관 교육과 데이터 공유, 장비 개선 등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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