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형 선거공보 제작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점자공보 제작률이 저조함에 따라 시각장애인 유권자들의 선거권 침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점자 선거공보 제출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62지방선거 총 후보자 9384명 중 점자 선거공보를 제출한 후보자는 2405명으로 25.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지사선거 후보자는 총 56명으로 이중 48명((85.7%)만 제출했으며, 구․시․군의장선거 후보자 745명 중 393명(52.8%), 비례대표 시․도의원선거 후보자 121명 중 30명(24.8%), 시․도의원선거 후보자 1726명 중 512명(29.7%)이 제출했다.

또 구․시․군의원선거 후보자 5798명 중 1082명(18.7%), 교육감선거 후보자 74명 중 59명(79.7%), 교육의원선거 후보자 268명 중 139명(51.9%)이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지난 달 31일 발표한‘6.2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선거공보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거공보를 제작한 경우에도 일반형 선거공보 대비 점역비율이 한나라당 37%, 민주당 43.8%, 자유선진당 20%, 민주노동당 31.8%, 평화민주당 6%, 진보신당 69.1%, 국민참여당 21.7%, 무소속 56.7, 미래연합 0% 등으로 매우 저조했다.

한 구의원후보 선거사무실 관계자는 “점자형 선거공보 제작이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만들지 않았다”며 “솔직히 거기까지 준비할 여력이 없다”고 털어놨다.

또 “점자공보 제작비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라며 “그것도 선거결과에 따라 보전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0지방선거장애인연대’ 등 장애계는 지난 달 31일 ‘6.2 지방선거 장애인참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장애인 유권자의 정보 및 편의제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국민의 평등한 참정권 보장해야 할 선관위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27조를 위반한 책임을 묻는 국가인권위 진정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선거장애인연대 관계자는 “지난 3월 선관위는 지방선거장애인연대가 주최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에서 다양한 편의제공을 약속했지만 결국 잘 지켜내지 못 했다”며 “민주주의 실현의 토대가 돼야 할 선거에서 장애인 유권자들은 제대로 참정권 발휘하지 못하고 배제당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입후보자 관련 교육 시, 책임감과 의지를 갖고 점자형 공보 필요성과 제작비용의 국가(지자체) 지원 등을 강조할 수 있지 않나”며 “경기도에 이어 광주시, 제주도 등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투표소 설치 문제에 대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못 하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팀장은 “점자형 공보는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후보자 선택을 위해 당연히 제공돼야 할 뿐 아니라 일반 공보물과 동등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각 세대마다 발송되는 선거공보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다. 시각장애인 유권자는 국민도 아니냐”고 힐난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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