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뒤 피살된 故 최은희양의 추모집회가 29일 광화문에서 열렸다.<사진/ 최양의 싸이월드추모홈피>

지난 6월 5일 충북 진천에서 최은희(13세)양이 성폭행 후 살해 암매장당한 사건에 대해 '故최은희양 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7시 추모 집회를 광화문 촛불집회광장에서 개최했다.
 
이번 집회에는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여하여 故최양의 죽음을 애도했다.

최 양은 지난 5일 충북 진천에서 성폭행 후 살해 암매장되었다.

전국지역센터공부방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양은 세 살 때 어머니가 가출하고, 아버지는 늙고 병든 할아버지에게 최양과 동생을 맡겨 놓은 채 집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9년 진천지역아동센터에 입소할 당시 최양은 신체적, 심리 정서적으로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상태였으나 6년 동안 지역아동센터의 도움으로 조금씩 상처들이 치유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 초 보호자였던 할아버지가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가출했던 아버지가 가정에 들어오게 되었고 아버지의 선배라는 사람이 수시로 드나든 일이 사건이 발단이 됐다.

생전에 최 양이 다니던 진천지역아동센터는 사체가 수습된 지난 14일 지역아동센터에 최양의 빈소를 설치하고 16일 영결예배, 22일 유골 안장식을 주관했다.

진천지역아동센터가 마련한 故은희양의 하늘정원.<사진/ 최양의 싸이월드추모홈피>

22일 안장식에서 최 양을 위한 '하늘정원 만들어 주기'행사를 개최해 최 양의 유골을 진천지역아동센터 정원에 안장했다.

집회를 주최한 단체들은 "제2의 최양이 나오지 않도록 사회적 무관심과 구조적 모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소외되고 학대받는 아동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촉구하기 위해 추모집회를 열게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연쇄 살인범에 의한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소외되고 학대받는 아동들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결과”라며 “힘 없는 아동을 지켜주지 못한 이 사회가 가진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아동의 권리를 적극 보장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할 것 △지방자치단체는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빈곤가정이 밀집된 지역에 지역아동센터 등 아동복지시설을 설치하고 기능을 강화할 것 등을 요구하며 이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싸이월드에는 최양의 추모홈피(nate.cyworld.com/eh_lovingu)가 마련되어 많은 이들의 애도의 발길이 지속되고 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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