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선임 관련, 강하게 반발해 온 장애계가 지난 7일 취임한 양경자 신임이사장에게 정면으로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간부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강당에서 양경자 고용공단 신임이사장과 가진 면담 자리에서 "이사장 자진사회하지 않으면 후폭풍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사장 취임 자체가 장애인 고용 가로막는 것”이라며 “취임식을 오전 8시30분에 장애인단체 아무도 모르게 기습적으로 치룬 것은 도둑취임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장애인 고용현실을 누구보다 장애인이 잘 안다”며 “장애인 당사자도 능력 있는 사람 많다. 자리를 내 주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경자 신임 이사장은 “제13대 국회의원 시절‘장애인고용촉진등에 관한 법’도 만들었다. 장애인에 대한 애정 없다고 하면 서운하다’며 ”당사자 아니라는 이유로 이사장 할 수 없다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맞섰다.

또 “정부에서 임명한 자리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날 지장협 회원 200여명은 양 이사장의 취임을 저지하지 위해 11시부터 강당을 점거하고 2시부터 집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오전 중에 요청한 면담이 성사되면서 이를 진행하게 됐다.

이 면담에는 지장협 측은 김태호 중앙회 사무총장, 이규달 서울협회장, 전병희 시흥지회장, 추송근 인천협회장 등 간부급 5명이, 공단 측은 양 신임이사장을 비롯한 임원 3명이 참석했다. 

지장협 간부들은 면담에서 성과를 얻지 못하자 곧이어 집회를 열고 “장애인 고용 총책임 맡는 이사장 선출에서조차 장애인 무시한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인사 반대한다”며 “끝까지 투쟁을 통해 이번 인사 반대하고 뜻을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계는 양 이사장이 장애인 및 고용 관련 전문성이 없는 비장애인이라는 점, 양 씨를 초점에 둔 불공정한 인선과정 등을 문제삼아 그의 취임을 반대해 왔다.

지장협은 지난 5월28일 성명을 통해 “27일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심사위원회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면접심사는 무효"라는 양심선언을 했다”며 “장애인도 아니고, 장애인 감수성 및 장애인 고용 관련 경력도 없는 양 씨에게 최고점인 98점을 주고 장애인들에게는 50점을 주어 무조건 양 씨가 되도록 한 조작성 정치행위를 좌시하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모든 심사위원의 점수를 공개할 것, 심사위원을 교체해 다시 심사할 것, 장애인으로 이사장을 선임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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