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들의 장애 관련 법안 가결률이 4.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의원들이 법안통과에 대해 무기력,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제18대 국회의원 임기 절반을 남겨둔 시점에서 장애인정책에 대한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한 결과, 장애인관련 법안은 총 124건이 발의됐으며 9건이 통과돼 7.3%에 가결률을 나타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점검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발의안 113건의 법안 통과율은 4.8%(6건)로 이는 전체 의원발의 법률안 가결률 6.9%(총 6018건 중 413건 통과)의 3분의2에 그치는 수준이다. .

장총은 “장애인과 관련된 법안의 경우 법 집행을 위해 예산이 수반돼 재정확보를 위한 지난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결과적으로 생색내기 위해 법안을 제출하고 통과까지는 엄두도 못내는 무기력 무책임성을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 18대 의안상세검색 결과(2008.6~2010.5)

특히 전체 장애관련법안 124건 중 제정법률안 및 결의안은 모두 14건으로 이 중‘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동의’‘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동의안 결의’와 ‘장애인 고용촉구 결의’‘장애인특별위원회 구성결의’ 등 비준 및 결의안 4건을 제외한 순수 법률안은 모두 10건이다.

이 중 4건은 장애인연금과 관련된 법안이며, 장애인주거지원법안 2건, 독서장애인도서관진흥법안 1건, 보조기구 지원법안 1건, 장애아동 보호연금 1건, 성년후견제도 1건으로 발의된 법안 종류는 5가지다.

제정법안의 처리상황을 보면 정부가 장애인계의 의견보다는 정부의 입장을 더 반영해 추진한 장애인연금법과 UN에서 약속한 장애인권리협약 비준, 보건복지위원장이 발의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고용촉구 결의안’만 통과돼 입법부 스스로가 발의한 법안의 추진은 매우 미진하다.

특히 많은 예산이 수반되지 않고 현행 주택기금 등을 활용하여 종합적인 주거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장애인주거지원법안’은 장기간 계류상태이며 18대 국회 출범과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보조기기법안’도 아직 제대로 된 논의 없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또 장애인관련 개정법률안은 장애인복지법 29건, 교통약자법 18건, 고용촉진법과 편의증진법이 각 15건, 차별금지법 13건 등 모두 110건에 달한다. 

장총은 110개 법안 중 79%에 달하는 87개의 법안이 잠자고 있으며 개정관련 간담회나 토론회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점을 볼 때 면밀한 연구와 검증 없이 일부 의견이나 욕구가 발생될 때마다 개정안을 발의하거나, 실적 쌓기의 방법으로 활용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개정안 상호간의 법안내용 충돌 및 모순의 결과를 가져오거나 장애인차별금지 및 복지에 역행하는 개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18대 국회는 장애인당사자 의원이 역대 최대로 8명이나 당선돼 장애인복지발전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의원들이 발의한 총 36개 중 83%에 해당하는 30건의 법안이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별로 살펴보면 박은수 의원 11개, 이정선 의원 7개, 윤석용 의원 6개, 곽정숙의원 4개, 임두성 의원 3개, 정하균 의원 3개, 심재철 의원 2개로 이 중 원안이 그대로 통과된 법안은 단 한건에 불과하며, 대안이 성안돼 폐기된 법안이 5건이다.

장총 관계자는“지난 2년 동안 의원들은 100건이 넘는 장애인관련법을 쏟아냈으나 겨우 4.8%라는 통과율을 보이고 있다”며 “이제라도 장애인과 관련된 법률만큼은 발전 없는‘법안 숫자 늘리기’를 그만하고 진실로 장애인을 위한 노력이 모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하반기 국회에서는 장애인특별위원회가 구성돼 각 상임위원회에 걸쳐있는 장애인관련 사안들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마련, 실질적인 장애인복지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당사자 의원들이 보건복지상임위원회만이 아니라 여러 위원회로 배정돼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복지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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