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콩나물시루’ 과밀학급에 몸살을 앓는 아파트 신축·재건축 지역이 늘고 있다. 구역 내 기존 계획된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고 재개발을 앞둔 단지도 생기는 등 입주민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에도, 교육당국은 저출생 상황 속에서 학교를 추가로 만드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25일 강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개교한 강빛초중이음학교에는 고덕강일2지구 5개 단지 초등·중학생이 배정된다. 개교 당시 485명이었던 초등학교 재학생 수는 조금씩 늘다가 지난해 10월 고덕강일2지구 5단지 입주 이후 크게 증가해 현재 874명이다. 개교 당시 15.2명이었던 학급당 인원도 매년 늘어나다가 올해는 27.3명을 기록하게 됐다. 강동구 관계자는 “애초 교육청은 5단지 입주 이후 학생 수가 전년 대비 200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253명 증가했다”며 “일부 학년(2·3·5·6학년)의 경우 29명으로까지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2027년 3월 준공 예정인 3단지(1305가구) 입주가 시작되면 이러한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구가 고덕강일2지구에 속한 아파트 단지의 연령별 인구수를 파악해 추계한 결과, 오는 2028년 초등학교에 다닐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 수는 1363명 정도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와 100여m 떨어진 부지에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저출생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보면 아이들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텐데 학교를 또 지어야 하느냐는 고민이 있다”며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신설 관련 논의는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인 평촌신도시가 자리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 상황도 비슷하다. 이 지역의 중학교는 15곳으로, 수용 가능한 인원은 1만498명인데 1만157명이 재학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동안구에서 입주했거나 준비 중인 재개발 아파트 단지는 총 4곳(5100여 가구)에 달해 수용 인원 초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 학부모는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배정받아 원거리 통학을 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천시의 경우 택지개발인 백사지구에서 초등학교 분교 신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학교에 대한 대책 없이 아파트 단지만 덜컥 들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 짓는 ‘이천신안실크밸리’는 총 2000여 가구 규모로 오는 10월 880가구가 우선 입주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지역 초등학교는 아파트와 4㎞ 떨어진 도지초교뿐이어서 분교가 새로 들어서지 않으면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과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당국은 예측하기 힘든 미래 학령인구 등을 고려하면 분교 설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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