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자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취임에 분노한 전국 장애인단체가 지난 14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장애인당사자 이사장 선임을 여구하고 있다.

그동안 기만적인 장애인연금, 장애인 LPG지원제 폐지 등 이명박 정부의 ‘장애인 죽이기 정책’에 분노해 온 장애계가 양경자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취임을 계기로 드디어 폭발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50여개 장애단체로 구성된‘장애인생존권 사수를 위한 저항연대’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14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MB정부 장애인죽이기 정책 저항을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고 “고용공단 이사장 자리 기필코 지켜낼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 날 김정록 지장협 중앙회장은 “MB정부는 장애인들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짓밟아 버렸다”며 “김선규 고용공단 전 이사장은 휠체어바퀴가 닳도록 장애인고용 위해 모든 지역을 누비고 다녔다. 지난 3년간 청렴도 우수등급 달성한 고용공단 이사장 왜 내쳤나”고 반문했다.

이어 “여성부장관으로 남자를 내정한다면 들고 일어날 것”이라며 “관례적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맡아 왔던 이사장직을 같은 고대출신이며 MB정부 수립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장애인 복지도 모르고 장애인 고용 위한 비전도 없는 비장애인에게 맡긴다는 것은 장애인을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는 행태”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이사장직 사수해 내야할 것”이라며“장애인 무시하는 임태희 노동부 장관 2012년 총선에서 낙선운동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종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최동익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등 장애인단체 대표단이 결의문과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가기 전, 회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동익 한시련 회장은 “특히 이번 고용공단 이사장 인선과정에서 시각장애인은 이사장 못 한다며 제외시킨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무시이자 모욕”이라고 분노했다.

최 회장은 “고대 출신만 출세하는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 아닌 ‘고대민국’"이라며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한나라당 대표 된다면 한나라당이 아니라 장애인무시당”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장애인LPG지원제도 지속하겠다고 공약했다. 보건복지부도 장애인연금 25만원까지 약속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기획재정부 핑계 삼아 약속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 하나님 믿는 교회 장로들이 왜 이렇게 약속을 안 지키나”고 비난했다.

채종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는 “양경자 이사장은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며 “우리는 ‘복지’라는 동정과 시혜로 내려주는 정책이 아닌 그동안 빼앗겼던 권리를 당당하게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은 거지가 아니다. 장애인은 죽지 않았다”고 선언한 뒤 “우리의 권리 반드시 살려내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저항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2년여 동안 MB정부는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는 장애인 죽이기 정책만을 펼쳐왔다”며 “국가인권위를 축소시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무력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장애인 현실 외면한 기만적인 장애인연금의 시행, 장애인차량 LPG 지원의 전면 중단, 부적절한 장애판정으로 인한 활동보조, 장애연금을 비롯한 사회서비스에서의 배제 등으로 인해 장애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 생존의 위협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장애인 고용문제를 다루는 장애인고용공단 수장 선임 문제에 있어서도 장애계 의사를 무시한 채 장애인 당사자 배제한 인사를 강행했다”며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책결정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에 ▲양경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선임 취소, 장애인당사자 이사장 선임할 것 ▲고용공단 보건복지부로 이관할 것 ▲장애인 생존권 보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장애인연금 현실화, 대상 확대할 것 ▲장애판정제도 전면적 개편 통해 장애인복지서비스 확대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김정록 지장협 중앙회장과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회 상임대표, 지장협 시도지회 임원 등 30여명은 한나라당 민원실에 성명서 및 요구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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