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3%가 학대 받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전국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학대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노인의 13.8%가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 노인복지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 노인학대(신체적·경제적·성적 학대, 유기, 방임)를 경험한 노인은 5.1%로 조사됐다.

학대 유형별로는 노인학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 중 정서적 학대(67%)를 경험한 노인이 가장 많았고, 방임(22%), 경제적 학대(4.3%), 신체적 학대(3.6%)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경험자는 농어촌·여성·배우자가 없는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교육 및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노인학대를 많이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대경험 노인은 자녀 및 친인척과의 접촉정도가 낮고, 친한 이웃·친구가 전혀 없는 비율이 높았다.

학대행위자로는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에 의한 학대가 전체의 71.9%를 차지했다. 신체적 학대는 주로 배우자에 의해, 다른 유형의 학대는 주로 자녀 및 자녀의 배우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59세 연령대가 54.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학력별로는 초등학교 졸업자가 40%로 가장 많았으나, 대학 및 대학원 졸업인 고학력 학대행위자도 14.8%나 됐다.

학대 후 대응태도로는 학대경험노인의 65.7%가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2.5%만이 전문기관이나 경찰에 전문적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대를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가족) 문제’로 한정하는 경향이 강했다.

복지부는 노인학대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학대 행위자 제재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노인신체 상해자에 대한 벌칙은 7년 이하 징역에서 10년 이하 징역으로, 존속폭행시 ‘반의사 불벌죄’(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 제기 불가) 적용을 배제시키도록 한다.

신고의무자, 노인복지관·경로당 이용노인 대상으로 노인학대 사례 및 대응방안을 교육하고, 노인학대예방 캠페인을 지속 전개해 일반의 노인학대 인식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 신고의무자 범위를 119소방대원, 전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로 확대하고, 학대 현장조사 방해 시 벌칙부과를 통해 신고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키로 했다.

노인학대 신고번호(1577-1389)를 적극 알리고, 전국에 산재한 노인복지관(237개)을 ‘노인학대 신고기관’으로 활용하는 한편, 통·반장·부녀회와 협조해 지역사회 내 노인학대 신고율을 제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학대발생시 피해노인을 철저하게 보호하기 위해 ‘학대피해노인 전용 쉼터’를 전국시도에 각 1개소 씩 16개소를 2011년까지 신규 설치해 일시보호, 치유프로그램 및 가족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시·도별 2개소 설치를 목표로 매년 3개소씩 확충해 학대사례에 대한 조기발견, 집중사례개입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활용한 ‘노인학대지킴이단’을 운영해 학대피해노인 모니터링 등을 수행함으로써 학대 재발을 차단할 방침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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