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명의 아동이 학대를 받고도 원래 가정으로 돌아간 뒤, 재학대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이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는 총 2만5739건이다. 이 중 재학대는 4048건 발생했다. 재학대의 89%(3605건)는 가정에서 발생한 재학대였다. 또 재학대 피해 아동의 83%(3365건)는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원가정 보호 조치’ 처리를 받았다.

지난해 학대 피해 아동 중 2명은 원가정 보호 조치 이후 재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아동은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돼 당국의 사례 관리를 받던 중, 친모가 번개탄을 피워 아동과 함께 사망했다. B 아동은 학대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뇌사 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원가정 보호 중 재학대로 인한 사망건수는 2020년부터 매년 1~2건씩 발생했다. 지난 2020년 2건, 2021년 1건, 2022년 1건, 지난해 2건 등이다.

재학대가 발생해도 원가정 보호 조치가 내려지는 이유에 대해 아동권리보장원은 “현행법에 따라 아동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대 피해 아동이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아동의 의견을 따른다는 뜻이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재학대를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집중 관리란 전담 공무원이 방문 모니터링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방문이 어려운 경우 전화 통화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서 의원은 “원가정 내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복지부와 지자체가 ‘원가정 보호 원칙’을 이유로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며 “원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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