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장기입원, 괴롭힘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정신장애인의 인권 및 복지를 위한 제도가 마련될 전망이다. 

장애인금지추진연대 등 5개 단체는 지난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박은수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 소개로 국회에‘정신장애인 인권 및 복지에 관한 법’입법청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입법청원서를 통해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인해 강제 입원 및 전출 강요, 폭력이나 괴롭힘 등을 서슴치 않고 있다”며 “정신장애인의 연간 입원 평균 일수는 233일로 오스트리아 17.6일, 이탈리아 13.4일, 영국 52일과 비교해 볼 때 그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해 6월 발생한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집단 폭력사건에 대해 검찰이 지난 4월30일 가해자들을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며 “법적 보호의 기대마저 저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현재 정신장애인 관련 법률로 ‘정신보건법’이 있지만 이 법은 정신장애인의 의료 및 사회복귀에 관한 법으로 사실상 정신장애인 혹은 관련 시설에 대한 관리의 기능을 할 뿐 인권을 보장하는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청원인들은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 ▲비자발적 입원 또는 장기입원 강요 금지 ▲지역사회에서 보편적인 삶을 향유할 권리 보장 ▲정신장애를 이유로 한 괴롭힘이나 모욕, 혐오 표현 및 행동의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신장애인 인권 및 복지에 관한 법률’을 국회가 입법해 줄 것을 청원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은수 의원은 청원소개의견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신장애인 비자의 입원율은 전체 입원환자의 86%에 달하며 퇴원 후에도 즉시 재입원 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치료에 대한 알권리와 사생활 보호, 신체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 및 최소한의 자기결정권조차도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신장애인의 인권 및 복지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시대적 과제”라며 “이번 입법청원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일로 그 뜻을 적극 지지함에 따라 소개한다”고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칠준 변호사(전 인권위 사무총장)는 “정신장애인을 사회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정신장애인 인권 향상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법을 만들어서라도 법집행자들에게 그런 판단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우쳐 줘야 할 것”이라며 “이번 청원은 정신장애인 인권을 위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청원에는 장추련을 비롯, 한국정신장애연대, 한국정신장애인연합, 아주대 정신건강연구소, 다산인권센터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앞으로 의견수렴을 통해 구체적 법안을 만들고 제정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