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에 의한 정신지체 동급생 성폭력사건과 관련, 특수교육 인프라 부실이 불러 온 예견된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여학생이 같은 반 남학생 2명으로부터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옥상과 빈 교실에서 2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한 사건으로 ‘김수철 사건’으로 학교안전망을 강화하는 추세 가운데 일어난 점, 가해자가 초등학생인 점 등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정영현 울산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은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의 완전통합교실은 완전방치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학교에서도 장애학생에 대한 개별화교육, 인식개선 및 안전관리 등 특수교사의 역할이 크다”며 “그러나 법상으로 특수교사에 대한 뚜렷한 규정이 없으며 예산상의 문제로 특수교육보조원도 제대로 배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울산에 소재한 118개 초등학교 중 완전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42개교로 150명의 장애학생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특수교육보조원과 공익요원은 신청에 따라 파견하고 있다.

정 사무국장은“가해학생들은 저항하거나 사건을 알리지 못하는 등 가장 약한 학생에게 폭력을 가했다”며 “특수(보조)교사 및 장애․성교육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의 통합교육현장이라면 이런 사건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윤경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는 “단순히 통합교육만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 약자, 여성, 장애인을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는 사회 전체의 문제이며 이에 대한 개선 없이 가해학생만 ‘낙인’찍는 일은 어른 전체가 아이들을 재물 삼아 책임을 면피하려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는 “성교육 및 장애이해교육 등 제도적으로 실시하고 어른들도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한다”며 “학교에 성폭력, 장애인폭력 등 개별사건에 대해 대처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인력을 두고 피해학생 상담 뿐 아니라 가해학생들을 바로잡는 일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성)폭력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것을 바로잡는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용 한나라당 의원은 23일 논평을 통해 학교 내 장애인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정규커리큘럼에 의한 의무적인 장애인권교육 및 성교육을 도입해야 하며 성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장애학생에 대한 철저한 보호대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각 교육청은 학교관계자들에 대한 수시 점검 등 지도·감독을 철저하게 실시해 안전한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고를 거부해왔던 피해학생 보호자가 이를 찬성함에 따라 이 날 경찰에서 피해학생 진술녹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