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내 인권유린으로 충격을 던져 준 청암재단 사태가 사건 발생 6개월여 만에 노사간의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청암재단 인권유린 및 진상규명과 민주적 운영을 위한 대구경북공동대책위는 4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암재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청암공대위와 청암노조는 사회복지시설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충분히 이번 협상결과에 반영하지는 못했지만 6개월 동안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오던 청암재단을 정상화시키고자하는 대의적 차원에서 이번 협상결과를 수용키로 했다"고 협상이 타결되었음을 밝혔다.

이들은 또 "합의에 따라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추천하는 민주 이사 5명이 이사로 참여함으로써 기존 이사 5명과 함께 이사진을 구성하게 됐다"면서 "향후 투명하고 민주적인 시설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어 "시설생활인 및 직원 등 시설 구성원들의 참여로 운영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하겠다고 합의함으로써 시설 민주화의 기틀을 잡았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며 이번 합의가 시설 민주화를 위한 큰 진전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책위는 "협상 과정에서 보인 청암재단 측과 대구시의 태도로 볼 때, 이들이 과연 민주적인 재단 정상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특히 대구시는 '청암공대위'가 제안한 시설 비리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 대책에 대해 현실적 이유를 들어 대부분 수용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또 다시 이같은 유사한 사회복지시설 비리사건이 발생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대구시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어렵게 마련된 합의인 만큼 청암재단은 약속한 것만이라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대구시 또한 구체적 방안을 성실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2일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동조합 청암지회와 청암재단 이사회는 청암재단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 10개항으로 구성된 '청암재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노사간 합의가 타결됐다.

주요 합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이사회는 구 재단의 복귀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있음을 인식해 향후 구 재단 이사진과 그 친인척 등이 재단의 임직원으로 진입하는 것을 절대 허용치 않는다.

2. 이사회는 재단의 사적 소유화를 방지하고 공적 법인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사회 각계 의 인사를 영입해 이사회를 확대한다.

3. 이사회는 재단의 관련 규정 등을 개정해 시설장과 사무국장에 대한 인사권은 이사회가 행하되 기타 직원에 대한 인사는 시설장, 사무국장, 직원대표들로 구성되는 시설 인사위원회가 행하도록 한다.

4. 이사회는 청암지회의 그간의 활동이 시설의 비리척결과 재발방지라는 선의의 동기였음을 이해하고 향후로도 그간의 활동을 이유로 조합원에 대한 징계나 어떠한 불이익 처분도 하지 않는다.

5. 이사회는 시설 운영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시설 운영의 투명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외부 인사, 직원, 시설 생활인 또는 보호자 등의 참여를 최대한 확대한다.

6.법인 및 시설회계를 구분하여 회계 일체를 연 2회 구청 및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7. 이사회는 구 재단의 비리사건과 관련하여 발생한 선의의 피해자는 원직복직을 포함하여 그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한다.

8. 이사장 단임제와 현 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이 확대되는 이사회에서 청암지회의 문제제기 취지, 재단 및 시설의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등을 충분히 고려해 추후 논의토록 한다.

9. 청암지회와 이사회는 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관리에 적극 협조하여 모범적인 사회복지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

10. 청암지회와 이사회는 직원 상호간의 화합롸 시설거주 생활인의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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