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시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센터장 정지훈)는 지난 26일 시청각장애인들의 현실과 꿈을 전하는 ‘달팽이광장’을 성료했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달팽이광장’은 올해 제3회 시청각장애인 자유발언대회로, 시각과 청각의 동시 손상으로 인해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물론 자신의 의견을 사회에 전하기 어려운 시청각장애인들이 모여, 발표를 통해 시청각장애인의 존재를 알리고 당사자들 간의 교류를 도모하는 행사이다.

행사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최동익 상임이사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총 9명의 발표자가 1부와 2부에 걸쳐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의 시작에는 시청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첼리스트가 각각 연주를 맡아,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로서 더욱 마음에 와닿는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었다.

이날 시청각장애인 당사자 32명을 포함해 통역사, 유관기관 종사자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에 함께했다. 그중 시청각장애인 당사자 최희영 씨는 ‘점자, 한소네, 흰지팡이를 사용하며’라는 주제로 “시력을 잃고 점자를 배우던 중 점자를 잘못 읽어 커피를 사이다로 착각해 마신 적이 있다. 또 간장병에 점자 라벨이 없어 콜라로 오해하고 마셨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모든 음료와 간장, 식초 같은 제품에 점자 라벨이 붙어 있으면 좋겠다.”라며, “저시력 농맹인으로써 일상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많지만, 앞으로도 스스로를 지키며 주어진 도구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행사 참여자들은 발표 후 자리에 모여 당사자, 통역사, 유관기관 종사자 등 다른 참여자들과 끊임없이 교류를 나누며 못 다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실로암시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정지훈 센터장은 “이번 달팽이광장을 통해 시청각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전할 수 있고, 시청각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더 활발히 소통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실로암시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는 2020년 국내 최초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로 개소하여, 여타 장애인보다 의사소통과 정보 접근이 어려운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전문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동 교육 사업, 사례 관리 사업, 권익옹호 및 인식 개선 사업, 일상생활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시청각 장애 전문 인력 역량강화 사업 등을 진행하며 당사자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시청각 장애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다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