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학교 2학년 남학생(발달장애)이 친구들로부터 감금된 상태에서 주먹과 발길질로 폭행당함. 학교 측은 “아이들끼리 일인데 문제를 확대시키느냐”고 일축함. 형사고발 결과 가해학생들 중 한명만 보호조치 내렸으며 다른 학생들은 무혐의처리됨.

가해학생들이 보복조치로 피해학생 등을 긁어 옷을 찢었다. 가해학생들에게 자꾸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이유를 물었더니“우리와 다른 것 같고 만만하다”고 대답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무혐의된 학생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음.

학교 측에 재발방지 위해 특수교육보조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예산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룸.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 요청, 학생 부모대상 인권교육 실시 및 특수교육보조원 확보해주기로 함. 학교폭력 방조한 교사 처벌을 원해 교육청에 민원 제기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음.

지난 28일 국가인권위에서 열린‘장애학생에게 가해지는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교사 등 교육관계자들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장애인식 및 인권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이들은 연 2회에 걸쳐 실시되는 모니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얼마나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했으며, 각 반별로 토론형, 체험형 인권교육 등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우 청룡고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자기 일 외에는 심각하게 생각하는 게 별로 없는데다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일 또한 단지 장난이라고 생각한다”며 “잘못을 지적하면 부인하고 변명하는 분위기여서 장애학생을 괴롭히는 일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장기적, 상습적으로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를 넘어선 차원의 선도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특수교사 및 특수교육 보조인력, 과밀학급 등 열악한 교육 환경 만들어 놓고 교사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며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 없이 교사들의 힘만으로 폭력문제 바꿔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박문희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가족지원센터장은 “장애학생 부모들은 가해학생에게 자원봉사, 전학, 퇴학 등 형식적 조치가 내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을 더불어 사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기(법무법인 선우) 변호사는 “교사들의 경우, 자신의 인사에 불이익이 생길까 하는 두려움에 폭력사건을 방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장 또한 문제가 발생하면 시끄러워지는 것을 싫어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조용히 해결하라는 태도로 일관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학교 측의 보다 교육적이며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김미정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 분쟁조정팀장은 “피해를 당한 장애학생 부모의 경우, 그동안 겪었던 피해경험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처하기가 쉽다”며 “자녀에게 도움이 되려면 부모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피해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또 자녀가 다른 친구들과 융화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장애학생 및 가족의 상담과 치료가 제도화돼야 한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 기구에 장애관련 전문가가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특수교육보조인력 증원 등 특수교육환경 개선돼야 하며 폭력교사 처벌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교폭력 발생 시 학교 측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치를 내리며, 피해학생 측은 개별적으로 형사고발할 수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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