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국가인권위에서 올바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쟁점포럼‘차별금지법, 여섯가지 이유있는 걱정-모욕감을 중심으로 한 차별의 재구성’이 열렸다.

이 포럼은 법무부가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과 관련, 반차별공동행동이 차별금지법의 올바른 제정을 위해 차별관련 쟁점들을 모색하는 첫 번째 자리로서 마련됐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07년 차별금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 법안은 출신국가,가족형태, 범죄 및 보호처분 경력, 성적 지향 등 7개 항목을 차별사유에서 삭제함으로써 인권계로부터 특정한 종류의 차별을 용인,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 날 포럼에서 일란 연분홍치마 활동가는 “차별은 차별가해자의 가치관과 경험상 낯설고 이상하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며 “모욕감은 차별을 판단하는 핵심적인 기준, 적극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차별은 일상 속에서 사소하게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은 매우 곤란한 일”이라며 “항의하지 못한 채 매번 참는 것도 어려운 일이여서 이중구속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멸감으로 차별을 판단함으로써 차별경험, 차별에 대한 이해, 차별해소의 전망과 관련해 나타나는 새로운 측면들을 부각시키는 기획을 법제화하는 데 있어 법적 기준, 차별 피해로서의 모멸감의 독자성에 대한 인정 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보짱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도 “모욕감은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부분으로 판단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보다 사회적이며 구조적인 피해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모욕감을 어떻게 법의 언어화해 법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것인가가 숙제로 남는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이번 포럼에 이어 ‘차별금지에서 혐오범죄가 갖는 의미(7월 22일)’, ‘차별과 표현의 자유의 경계(8월12일)’, ‘복잡한 차별 현실 차별금지법에 담기(9월2일)’, ‘차별금지법 제정의 뜨거운 감자, 성적 지향/성별정체성(9월30일)’, ‘종합토론-뒷심을 부탁해(10월20일)’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반차별공동행동은 법무부의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응을 위해 지난 2007년 11월 인권운동단체들로 구성된 연대체로 반차별영화상영회(2008. 2), 세계여성의날, 장애인차별철폐의날 액션 등 활동을 해 오고 있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