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신장애인 성폭력가해자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 열리고 있다.

매년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여성장애인 성폭력사건에 장애계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대구 한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고 있는 한 여성장애인(34, 정신장애2급)이 보호사로 근무하던 가해자(69)로부터 2009년과 2010년 초 사이 수차례 성폭력을 당한 사건이다. 

특히 가해자는 면회실 등 공개적인 장소에서 대담하게 성폭력을 행하는가 하면 피해자에게 이 사실을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 사건 관련, 피해자 가족들은 지난 3월 경찰에 고소했으며 대구지방법원은 2일 오후 2시 이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을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국의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128개 단체가 공동으로 지난 6월30일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과 지역사회 내 예방지원체계 구축할 것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대구지법에 제출하고 기자회견(7월1일)을 여는 등 강력하게 나섰다.

이들은 “피해자는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를 보호해야 할 정신병원 내에서 오히려 정신장애인의 항거불능상태, 환자와 직원이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한 직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명확하고 엄중한 판결로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 여성장애인은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고로 인해 많은 사회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여성장애인은 도주 및 논리적 자기진술이 어렵다는 이유로 성폭력에 쉽게 노출돼 있지만 여성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중첩돼 거대한 빙산의 일각처럼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어렸을 때부터의 정신질환으로 인해 정신장애 및 지적장애를 동반하고 있다”며 “지적장애인은 비일상적인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의사 표현, 해결능력 등이 현저히 낮다.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에게는 위압감을 느끼고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은 피해자의 정신상의 장애로 인해 가해자에 대해 거부 또는 저항의사를 실행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항거불능인 상태’로 판단, 응당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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