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산재 아동센터 규합 ‘아동종합센터’ 설립 목표
“시설 아동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자신감을 심주고 싶습니다.” 양성수 계명원 원장이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방침이다. 양 원장은 “부모들과 떨어져 있지만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위축되지 말고 떳떳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설 아동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게 하기 위해 지역봉사와 국악 프로그램 등 정서함양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비록 시설에 있지만 스스로 사회 일원임을 깨우쳐 주기 위해서다. 특히 국악 프로그램의 경우 지역 노인복지시설 뿐아니라 해외 공연으로 자부심을 갖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양성수 원장을 만나 아동복지시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계명원이 설립 60년이 됐는데
선친은 해방 후 경기도에서 공무원을 지내셨는데 해방 후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보살피자는 취지로 1951년에 설립됐습니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도시화, 산업화의 문제에 따라 파생된 가정파괴와 재해 등의 요인으로 발생된 아동들을 보호, 양육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계발시켜 단순한 수용보호가 아니라 부모의 역할과 함께 따뜻한 사랑 안에서 건전한 사회인으로 자라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운영방침
계명원의 방침은 ‘모든 것을 바르고 정직한 마음을 갖자’입니다. 항상 주변을 깨끗이 해 깨끗한 마음을 갖고 어르신에 대한 예절과 가족애를 갖자는 뜻이 내포돼 있습니다.
▲시설이 강화도에 있는데 장단점은
처음 아이들의 정서 때문에 경치 좋은 강화도로 왔습니다. 초기에는 문화적 혜택이 부족해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소외 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교통편이 좋아져 문화혜택을 누리고 있어 다행입니다.
▲주변 상황상 후원의 어려운 점이 있을텐데
강화도는 도시와는 다르게 번듯한 기업체도 없어 후원의 손길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운영에 어려움이 많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시설 스스로 운영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례로 수련원을 임대해 주거나, 수영장을 지역 또는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을 한다던가 시설 강당을 결혼식장으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퇴소 아동의 진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시설 청소년들이 시설에 남고 싶어하면 1년 동안은 머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대학을 진학하거나 취업을 해 퇴소를 하고 있습니다. 퇴소한 청소년은 정부에서 1인당 500만원의 지원금이 나오고 또 전세자금으로 5년간 5000만~7000만원까지 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있어 퇴소 청소년들은 시설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아동복지시설 개선 및 건의사항
현재 계명원에서는 보육사 1인당 2교대로 각 6명의 아동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곧 모든 아동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하기도 어렵다보니 서비스 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2교대를 하다보니 아동들은 하루에 2명의 보육교사로부터 지도를 받는데 보육교사마다 지도 방식이 달라 아이들에게 혼선도 따르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자기들에게 잘해주는 보육교사와 그렇지 못한 보육교사를 자기들 스스로 평가를 해버리는 우려도 생길 수 있습니다. 아동들의 정서와 교육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이는 중앙 정부에서 모든 아동시설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다보니 생긴 행정상 오류입니다. 시설에 맞게 보육교사 1인당 아동 2~3명 선으로 조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아동들을 보다 더 세심히 지도할 수 있습니다.
▲보육교사들의 근무시간을 3부제로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2부제도 이런 어려움이 따르는데 3부제로 가면 더욱 힘든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영국의 아동복지시설을 다녀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영국에서 이런 교육을 받은 아동들의 90% 이상이 범죄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아동복지시설을 시찰 나온 사람들도 마찬가지 말을 합니다. 일본에서는 현재 3부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아동이 보육교사를 해하는 등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3부제를 절대하지 말고 보육교사 당 지도아동의 숫자를 줄이라고 충고합니다. 정부에서 심사숙고를 해주기 바랍니다.
▲계명원은 어떤가
아동복지시설에 입소한 아동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정서입니다. 일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정서에 혼란스러울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계명원에서는 지난해부터 보육교사 배치를 일반 아동시설과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풍부한 보육교사를 정서에 혼란을 겪고 있는 아동들에게 집중 배치하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이 정서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처음에 지도했던 보육교사를 바꾸지 않고 아동들을 계속 지도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성과가 나타나면 더욱 확대할 방침입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
보육교사 당 지도아동 숫자를 줄여달라는 것과 함께 보육교사들의 아동 지도시간을 시설에 맞게 자율적으로 적용토록 했으면 합니다. 정부에서는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들을 지도하다보면 딱 12시간에 맞출 수가 없습니다. 시간을 정해 놓고 아이들을 지도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놓고 어른들이 상품화시키는 것이나 다름 아닙니다. 특히 이곳 강화도 같은 경우에는 보육교사들의 출퇴근 시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지도하다보면 교통상 퇴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또 보육교사들이 개인적으로 급한 사정이 생길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행정편의상 꼭 12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것보다는 시설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지침을 내려줬으면 합니다.
▲운영에 있어서 어려운 점
언론으로부터 일부 아동복지시설의 원장 등 임원들이 보조금을 착복했다는 기사가 나면 전체 아동복지시설에 화살이 돌아옵니다. 일부 때문에 전체가 부정시설로 매도당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납니다. 특히 주변의 시선이 더욱 따갑습니다. 이럴 때면 시설 운영하는데 참으로 어려움이 따릅니다. 시설 운영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시설의 상당부분이 임원 구성이 친척들도 구성돼 있는 것에 대한 견해는
참 어려운 얘기입니다. 친척들이 같이 근무하면 나와 관련이 깊은 시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는 애착을 가지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에 이런 것이 많은데 이들은 장인정신으로 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부인의 경우에는 시간만 때우고 퇴근 하려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아마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 적으로는 임원 구성이 친척들로 돼 있는 것을 좋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자기들끼리 해 먹는다는 식으로 안좋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게 가슴 아픕니다.
▲계명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심리치료는
시설 아동들은 정서에 민감합니다. 이들에게 무턱대고 심리치료를 한다고 할 경우에는 오히려 반발심만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들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런 치료를 받아야 하나’하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길러주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계명원에서는 한국무용과 사물놀이 등 국악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3년 전에는 일본으로 첫 해외공연을 했고, 2년 전에도 제주도의 노인과 아동 시설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습니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 가서 공연과 자원봉사를 실시했습니다. 올해에도 캄보디아와 베트남으로 봉사를 떠날 예정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도 도울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시설 아동들 스스로 협동심과 봉사정신을 배우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아동복지시설 교육에 대한 조언
보육교사들의 활성화가 우선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아동 정서교육과 관계가 있는 세미나 형식의 교육에 적극적인 지원을 바랍니다. 아울러 시설 자체적으로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계획서를 만들어 제공하고 지원을 하는 등 교육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아동교육에도 보다 나은 성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현재 시설 자체적으로 전․후반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신경을 써 주길 바랍니다.
▲시설 아동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부모들과 떨어져 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에 열중하길 바랍니다. 특히 떳떳하게 생활했으면 합니다. 잘못 했으면 잘못한 것을 안정하고 벌을 받고, 잘했으면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정서를 가지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위축된 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역사회에 봉사는
시설 아이들 스스로 나도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 지역사회에 각종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농번기 때 지역의 바쁜 일손을 돕거나, 주위의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돼 드리고 국악공연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중점추진 사업
자립준비 프로그램 활성화로 ‘자립지원사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재학생 및 퇴소자 진로상담과 취업 및 진학, 주거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실질적으로 자립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아동들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연계와 특화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는 계명원 인근 사회복지시설에 정기적인 위문공연과 강화군청의 문화행사 및 중앙아동복지협회 문화컨텐츠 사업에 동참, 그리고 사회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악 발표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아동들이 부모와 형제간에 지연된 애착형성을 계명원 가족 안에서 따뜻한 사랑을 통해 정서적 발달과 정신적 발달에 안정을 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계획
강화도에는 아동복지시설이 우리 계명원 단 하나 뿐입니다. 하지만 아동센터는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계명원을 중심으로 지역에 산재해 있는 각 아동센터들을 규합해 ‘아동종합센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종합아동센터에서는 아동 교육에 필요한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 아동센터에 제공, 교육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계명원에 있는 수련원과 연계한다면 장소마련도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 김혜민 기자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늙어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