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입법 활동을 분석한 아동 의정활동 모니터링 보고서 '작은 목소리는 더 크게 듣는 나라를 위해'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1대 국회가 출범한 2020년 5월 30일부터 4년간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위원장 발의 법안 포함, 정부 발의 법안 제외) 중 아동·청소년 관련 법안을 아동권리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아동·청소년 관련 법안은 전체 법안의 5%에 불과한 1243건에 그쳤다. 이는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아동의 비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로, 우리 사회에서 아동 권익 보호와 대변을 위한 입법 활동이 미흡한 실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발의된 법안 중 절반 이상인 797건(64.1%)이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으며, 아동·청소년 관련 법안의 가결률은 9.4%로 전체 법안 평균 가결률인 1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발의 분야를 살펴보면, ▲아동에 대한 폭력 문제(406건, 32.7%) ▲장애·기초보건 및 복지(225건, 18.1%) ▲가정환경 및 대안양육(216건, 17.4%) 순이다. 분야별 가결 법안 중 장애·기초보건 및 복지 분야가 14.7%로 가장 높은 가결률을 보인 반면, 사회적 관심이 높은 아동학대나 성 착취 등 아동 폭력 문제 관련 법안의 가결률은 5.2%에 그쳤다. 이는 아동 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인 입법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아동권리 협약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법적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21대 국회에서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에 초점을 맞춘 아동기본법 제정 법안 2건이 발의되었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반면, 보고서는 동일 협약에서 보장하는 아동권리의 침해가 우려되는 일부 법안(위기임신보호출산법,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는 형법개정안)이 발의되거나 통과된 점을 지적하며, 아동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짚었다.

한편 아동학대 대응을 위해 학대피해 우려 시 아동을 보호자로부터 즉시 분리, 아동학대 살해죄 신설, 피해아동 국선변호사 선임 의무화 등의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아동학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아동학대 진상조사 특별법안과 아동사망 조사 및 예방에 관한 법안 등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난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모든 아동 사망 사례를 분석하여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징후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으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아동사망검토제를 도입하여 체계적인 분석을 시행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아동 학대나 아동안전사고 등으로 인한 아동 사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망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와 분석을 위한 법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세이브더칠드런이 전국 만 18~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1대 발의된 아동 권리 법안 중 '학대피해장애아동 보호강화법'(93.9%), '아동사망검토법'(93.7%), '아동기본법'(90.5%) 순으로 높은 입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가 아동 보호와 권리 증진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있으며, 22대 국회에서 이와 관련된 실질적인 입법 활동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19년 모든 아동은 주체적인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창한 세계 최초의 NGO이다. 국회의 아동 관련 입법활동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여, 아동의 목소리가 의정활동에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동 의정활동 모니터링 보고서 '작은 목소리는 더 크게 듣는 나라를 위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내 소식/자료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윤희 기자  bokji@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