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부부의 가사노동분담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실제 가사노동분담은 제대로 이뤄지고 않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최근 발표한 ‘맞벌이 부부의 일상생활시간과 가족공유시간 이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맞벌이부부의 경우 부인의 무급노동시간(가사.육아노동시간)은 3시간 27분으로 남편의 노동시간 42분에 비해 무려 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전국의 8090가구에서 10세 이상의 가구원 4만526명의 생활시간을 조사한 통계청의‘생활시간조사(2009)’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 중 맞벌이가구는 4462가구(8924명), 남편 홀벌이가구는 3464가구(6928명)가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맞벌이여성은 시장노동시간(4시간 46분)이 남편(5시간 53분)보다 1시간 적지만, 시장노동시간과 가사노동시간을 합한 총의무생활시간에 있어서는 남편보다 1시간 38분이 더 많고, 미취학자녀가 있는 경우 1시간 50분이 더 많았다.

미취학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편의 무급노동시간(1시간20분)은 없는 경우에 비해 2배 많았지만 아내(4시간42분)에 비해서는 여전히 4분의1 수준이었다.

또 맞벌이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홀벌이 남성(44분)에 비해 오히려 2분 짧았지만,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9분 더 길었다.

한편 맞벌이 남성은 아내와 함께 하루 평균 116.59분 동안 가정관리, 식사, 여가 등의 활동을 했다고 답해 홀벌이 남성보다 아내와 공유한 시간이 17.55분 적었다.

맞벌이 부부가 함께한 활동은 식사가 45.21분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과 DVD 등 미디어활동 27.06분, 교제 및 여가 21.62분, 가정관리 19.36분, 가족 보살피기 1.98분 등의 순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손문금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는 맞벌이부부의 대다수(83.9%)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응답한 조사결과(서울시여성가족재단 2008)와는 달리 실제 생활 안에서의 가사노동 대부분을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맞벌이부부의 노동시간은 홀벌이부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부의 가족공유시간을 감소시키고, 이는 맞벌이부부의 가족생활 조정시간이 그만큼 한정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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